문정동성당 게시판

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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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jjungsoo] 쪽지 캡슐

2000-05-07 ㅣ No.4406

 우리의 도보 짱 진희.....

 

  그 힘든 몸을 이끌고 이렇게 또 글을 올렸구나....

 

  대단하다....

 

  전 참....    교사 하면서 이렇게 힘든 경험을 격어본 적은 첨임니다.... 후훗...   이렇게 좋은, 그리고 재미있는 경험을 한것도 첨이구요.....

  중고등부 교사들도 한번 해 보심이 어떨까 하네요....   일단 길은 저희가 닦아 놨으니까...   꼭 해보세요....   죽입니다....   물론 완전 도보로....   버스 절대 타지 마시고.....

 

   정말 끝네줬습니다....   여교사들...   가다가 쓰러질줄 알았는데.....   멀쩡하더라구요....  대단합니다... 후후후.....   나중에는 다들 어기적 어기적 걸었지만.....

   

   이틀동안 걸은시간을 대강 계산해 보니 약 15시간이더군요....   이틀이라고 해 봤자 4일 새벽이랑 5일 하루 종일, 그리고 7일날 반나절정도였으니까....   깨 있는 시간의 80%를 걷는데 투자한 샘이죠....   .... 힘들었습니다.....   후하하하하!!   반면,  진짜 재미있었습니다....   아래 진희가 적어놓은 여러가지 사건이 있지만....   더 기막힌 사연도 많았답니다....

 

   일단 기항이가 논두렁에 빠진 사건....   근데 그놈의 논두렁이.... 그냥 진흙이 아니라 소똥, 돼지똥, 개똥 다 석어서 썩힌 그런 똥과 흙과 물을 섞어놓은 것이었지요....   그 구수한 고향냄새가 풍기는....   캬캬캬.....   그래서 제가 한마디 해 줬죠....   기항아!  빨리 나와 똥독올라!

 

   그리고 상익이형....   그 거대한 몸을 이끌고 걸으면 얼마나 힘이 드시겠습니까....   술 좀 드시더니 뻗으시더군요....   그래서 깨울라고 손을 대면 꿈틀 꿈틀 하시는게... 후훗!  거대한 굼벵이였습니다!   우하하하하!!!   쌍이기형!  !!^^;;;

 

   그리고 희영이....   이놈이 제일 잘 걷습니다....   전날 2시간 자놓고 하루 종일 선두서서 걷고....   근데...  얘기를 들어보니 걸어가면서 졸았다고 하네요....  하긴 버스에 서서 자는놈인데....^^;;;   여러분 아시나요?  오래 걸으면 다리가 제멋대로 움직입니다...   고 사이에 잘 수 있죠....^^  그 똥사건은 압권이었습니다....

 

   연준이...   웃긴 교사에요....   도삽니다....   잘때도 언제나 허리는 꿋꿋이 펴고 고개를 꾸벅이며 졸고,  가끔씩 걸어가다 이상한 소리하고....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하하!  끝네주는 활력소였씁니다....

 

   지선이....    얘는 가다가 곰방 뻗을줄 알았는데....   정말 잘 걷데요....   길가다가 길거리에 펴있는 민들레를 꺽어서 귀에 꽂으며 "우린 민들레파야!" 그러질 않나,  가다가 이상한 소리로 노래를 부르질 않나...  지나가는 차들에게 특유의 포즈로 인사를 하질 않나....(윤정수같이...)   그 지나가는 차가 보기 싫었는지 레이저빔을 막 쏘더군요.... 하하...(쌍라이트 깜빡 깜빡...)   지선이도 그걸 멋지게 반사해 내서 오히려 그 차 운전하던 아찌가 더 눈이 부셨을겁니다...

 

  재원이....   재원이는 언제나 조용하지요....   하지만 가끔씩 미칩니다....  한티고개라는 난코스를 넘기고 난뒤,  잠시 쉬고 다시 걷기 시작했을때....   갑자기 들려오는 소리.... 따따따따 따따따따....   따따라따따 따따,   따따따따 따~ !   제가 물었습니다....   재원이의 표정을 살피며.....

  재원아, 왜그래?   그러자 재원이 왈.... (열라 심각하게...)  나 미쳤어...  

 

    성수... 그러니까 저....  는 별로 한게 없습니다...   그냥 옆에서 웃고 있었지요....   헤헤....

 

   정은이누나....   비록 다 걷지 못하시고 직장때문에 일찍 서울로 귀향하셨지만....   후후후....   재미있었지요.....    나이가 있으셔서 그런지 초반부터 약간씩 뒤쳐지는 기미가 보이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한마디....    누난 다리가 짧아서 그래...  후훗!   그러자 정은이누나....   날라댕기시더군요....   그날 내~내 선두그룹이었습니다....   하하하!!   과연 교감샌님 답습니다!

 

  글구 마지막으로 짱 찌니....   얘는....   죽어라 고생했습니다....   아침에 젤 먼저 일어나서 밥하고,  애들 쉴때 지는 멀리 떨어져있는 슈퍼가서 박카스 사오고....   길 개척할때 애들한테 기다리라 하고 열심히 뛰어가서 길 물어오고....   그러면서도 진희답지않게(?) 짜증다운 짜증 한번도 안내고....   밤에는 자기는 죽어도 해야한다며 그 무거운 가방속에서 부루마블을 꺼내더니 언제나 그러듯이 나라 싹쓸이하고...  그로 인해 희영이는 짜증내고.... 하핫....   돈관리하랴,  코스 개척하랴,  애들 챙기느랴....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짱 다웠습니다...  

 

   근데.....   젤 수난이었던건.....   기항이였어요.....    첫날에 그 추운 밤에 이불없이 덜덜 떨며 어~추워, 하며 잠을 못이루질 않나 논두렁에 빠져서 한 5키로를 맨발로 걷지를 않나....   산길을 슈퍼에서 얻은 슬리퍼로 강행군해서 발가락 거의 맛탱이가 가질 않나....  수업 마치고 바로 와서  책을 넣어두었던 코인 라커의 열쇠를 잃어버려 버스타고 홀로 도보 출발점까지 갔다오질 않나....   브루마블에선 파산하질 않나....  또 서울 돌아올때 서울 고속버스 터미널이 아닌 남부터미널에 내려서 그 피곤한 몸을 이끌고 또 고속 터미널까지 갔다오질 않나....  

   근데... .정말 고마웠던건....   그 엄청난 불운과 수난에도 불구하고 기항이는 짜증 한번 내지 않았어요....   정말 눈물나도록 고맙더군요....   다른 교사도 마찬가지구요....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다들....

 

    길다....   지겨우셨죠?

    저도 졸려 죽을거 같습니다....   쓸말은 산더미인데....   그만 쓸랍니다....   

    내일 축구 응원하러 갈게요!   문정동은 절대 이깁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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