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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무승 [stpeter] 쪽지 캡슐

2000-06-07 ㅣ No.4629

코엑스몰 국제망신 우려

 

 

ASEM 부대시설...편의시설-안내 엉망

 

오는 10월 「아시아 유럽 정상회의」(ASEM)를 앞두고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 컨벤션센터 지하에 문을 연 초대형 휴식·쇼핑공간 「코엑스몰」의 화장실, 내외국인용 표지판 등 편의시설이 엉망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오후 아셈타워와 트레이드타워 아래 코엑스몰. 축구장 20배 크기(3만6000평) 공간에 화장실은 남녀 각 11군데에 불과했다. 지하 1층 한 장애인용 화장실은 청소도구 창고로 이용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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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축구장 20배 크기의 거대 지하공간 코엑스몰에 벤치 하나 없어 지친 어린이들이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다. / (주완중기자 : wjjo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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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표지가 붙은 문 안쪽에 고무장갑, 빗자루, 걸레가 널브러져 있었고, 또 다른 장애인 화장실은 문이 열리지 않았다.

태평양홀 남자화장실 수도꼭지는 손잡이가 떨어져나가 물을 잠그기 힘들었다. 수도꼭지를 고친 뒤 파손된 손잡이를 세면대 위에 버려둔 곳도 있었다. 한 이용객은 『이랬다간 국제망신 당하기 십상』이라고 했다.

 

여성들의 화장실 이용을 배려한 흔적은 거의 없었다. 남자화장실엔 소변기와 대변기를 합해 10개 이상 변기가 있었지만, 여성용은 대부분 변기가 3개씩에 불과해 순서를 기다리는 여성들이 바깥까지 늘어서 있었다. 박세나(27)씨는 『이래가지고서야 국제회의장이라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외국인 편의를 위한 영어 표지판도 엉망이었다. 입구 쪽 우체국 한글 표기 아래에는 「Press Center」라 씌어 있었고, 20 떨어진 곳에는 「Post Officer」라고 철자가 틀린 표지판이 붙어 있었다. 「아셈」과 「아샘」이 섞여있는 표지판도 있었다. 장기체류자를 위한 호텔인 갤러리아 스위트를 가리키는 표지는 한글로 「갤러리아 스워트」라 씌어 있었다.

 

안내판이 엉망이다 보니 이용객들은 「미로찾기」를 할 수밖에 없었고, 경비원들조차 『화살표대로 가지 말라』고 충고했다. 박종철(38·서초구 반포동)씨는 『지하주차장에 세워 둔 차를 찾아 가느라 안내원에게 다섯 번이나 묻고 50분을 헤맸다』고 말했다. 미국인 제리 마우로(38)씨는 『휴지나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곳이 없어 불편하다』고 했다.

 

광장과 통로에는 쉴 곳 하나 없어 부모 손을 잡고 나섰던 아이들이 칭얼대며 바닥 여기저기 주저앉아 있었다. 김영남(여·35·서울 중랑구)씨는 『잠 든 아이를 안고 쉴 벤치라도 중간중간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질서의식 부족과 무례도 혼란을 가중시켰다. 인기 장소인 수족관에 입장하려는 줄이 통로를 가로질러 서 있고, 바닥 가운데 앉아 쉬는 관람객들로 인해 통행불편이 계속되고 있었다. 금연지역인 화장실 안에는 담배꽁초가 마구 버려져 있었고, 「한 줄 서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코엑스 측은 『시설이 넓다 보니 이용객들이 불편해 할 수도 있다』는 입장. 관리팀 김종혁씨는 『장애인 화장실 숫자와 시설은 규정대로 갖췄다』며 『이용객 불편사항은 차차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신동흔기자 : dhshin@chosun.com)

(이세민기자 : johnlee@chosun.com)

(곽주영기자 : joykwa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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