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동성당 게시판

겨레의 큰 별, 교황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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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 [kimpaul25] 쪽지 캡슐

2005-04-02 ㅣ No.3268

 

겨레의 큰 별, 교황님!


 ‘벗이 있어 먼데로부터 오면 즐겁지 아니한가?’

 여의도 땅바닥에 입맞추시어 스스로 낮추신 임은 벌써 별처럼 우리 겨레의 하늘 위에 높습니다.

 한겨레 철조망 칼부림이 안타까워 이 땅에 머리 조아려 기도하시던 임께서 아버지의 부르심에 응답지 못하시고 신음이 깊습니다. 꺾인 겨레의 허리를 치유코자 그리도 매달렸던 탄원이 아직 이뤄지지 못하심입니다.

 아, 탕아를 기다리시던 아버지의 그 인자(仁慈)하심으로 여의도 일백만 자녀, 삼천리 칠천만 겨레의 머리 위에 그리도 정성껏 그으신 성호가 비둘기로 쌍 날개 활짝 펴서 남북으로 훨훨 날랐습니다.

 불쌍한 자식일수록 꼭 껴안으셨습니다. 세상에 유일한 분단된 겨레, 허리 통증에 우는 금수강산을 고치시려 바다 건너 수만 리 길, 땅이 꺼지게 기도하시던 기억이 생생한 우리는, 잊으려야 잊을 수 없습니다.

 아, 임이시여! 임의 일은 다 끝났습니다. 따사로운 아버지의 품이 기다리십니다. 이 세상이 걱정스러워 놓지 못하시는 손 그대로 놓으시옵소서. 지구를 그리도 빙빙 도시면서 그어대시던 성호가 여기저기서 새움으로 이봄을 피어오릅니다.

 예에서 치유하시면 저에서 터지고, 저에서 치유하시면 예에서 터지는 피고름을 닦고자 병드신 노구를 고되게 하신 자비를 못난 자녀인들 어이 모르리이까?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입니다. 임은 참으로 인사(人事)를 극진히도 하셨습니다. 아버지께 모두 맡기시고 걱정 그만 하시고 훨훨 비둘기처럼 아버지의 품에 안기옵소서.

 아마도, 임은 하늘나라에서도 쉬시지 못하시고 별이 되어 동방박사의 길을 인도하시는 길잡이로 새벽 찬 바람에 감기 잘 날이 없으실 것입니다. 타고나심이 사랑이신 임의 천명이란 게 하늘나라에서인들 어찌 바뀌겠나이까?

 하얀 목련이 활짝 입을 벌립니다. 우리의 목자 교황님의 하늘나라가시는 길에서 축가를 부르려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저희 양들은 육신으로 놓아야 하는 손길이 너무나 슬퍼서 우두커니 눈물짓습니다. 그 험난한 길을 걸으신  처절한 인간의 괴로움을 세어보며 웁니다. 간절한 치유의 기도로 매달립니다. 참으로 수고하셨습니다. 다 이루어졌습니다. 하느님 품에 고이 안기옵소서!

 주님, 당신의 대리자가 당신의 밭에다 무던히도 뿌린 땀으로 올 가을에 풍년이 들 것입니다. 우리의 목자요, 당신의 아들인 교황을 꼭 품어주옵소서. 아멘, 아멘, 아멘!



※有朋이 自遠方來하니 不亦樂乎아! 論語 ‘學而’편의 공자의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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