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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늘한 고독의 길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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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도청 [fel777] 쪽지 캡슐

2004-01-14 ㅣ No.8188

나는 무척 감상적인 놈인가 보다.

남들 다 자는 시간에 이렇게 있으니...

어찌보면 감상적이라서 크리스탈 한 이란 별명이 어울린건지 모르겠다.

밤이 되면 조용한 가운데 음악을 들으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한다.

그동안 살아온 날을 떠올리며 기쁜일 슬픈일 서러웠던일 등등..

복합된 감정이 수없이 밀려와 스쳐 지나간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인가? 왜이리 외부에 쉽게 동화가 되는지..

슬픈 노래 속엔 자꾸 떠오르는 것은 슬픈 추억들 뿐이구나.

누구는 이렇게들 말한다. 지지리 궁상떤다고..

 기분이 가라앉을땐 신나는 음악을

들어야 한다고...

허나 슬픈 음악 속에서 느껴오는 울림은 그런 음악과 비할수 없는거 같다.

 

오늘도 대개가 슬픈 음악 종류다.

정말 슬픈 일에 눈물 흘려본적 있는가?

눈물 흘린 후에 시원함이랄까? 그런 감정 때문에 나는 유독 이런 종류의 음악을

들으며 나를 달래는거 같다.

 

하루 하루 알바를 하고 나면 남들 자는 밤에 들어오고 낮에 일하러 가다보면

집은 숙식을 하는 곳외엔 아무런 의미를 부여할수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새벽이라도 자는 시간을 쪼개가며 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맞이한다.

무의미하게 일하고 잠자고 또 일하러 가고 그런 반복되는 일상속에서 사라져가는 시간을 붙잡고 싶어서...

 

지나간 시간을 생각해 보면 무얼 향해 달려왔고 또 얼만큼 내 소망을 이뤘는지..

그다지 만족할 일이 없었던것이 참 아쉽다.

 

밖은 한없이 싸늘하다.

그 속에서 난 가슴 마져 비워진 채라서 그런지 더 없이 춥기만 하다...

언젠간 비워진 자리는 채워지겠지만.

그날이 빨리 왔음 좋겠다.

텅빈 가슴 속에 깊이 자리 잡은 고독이 빨리 달아나길....

한 살을 더 먹었는데 자꾸 애가 되는지 기대고 싶고 위로 받고 싶다.

가슴이 답답해서인가?

 

하지만 우선적으로...

위로 받기 보다는 위로 할줄 아는 존재가 되야겠지.

진정 서로를 위하고 이해할 수 있는 존재가 되야 하겠지...

진정으로 진정으로..

 

그래서 하늘이 내게준 선물이 텅빈 가슴인것인가 보다.

고독 속에서 더없이 이해를 베풀라는 것을 일깨우려고 말이다.

좀더 성숙한 모습으로서 나를 깨워야 한다..

바다처럼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는 이가 되어야 한다.

이는 고독이 내게준 교훈이 되버렸다

 

싸늘한 고독의 길목에서 오늘도 허덕이고 있지만,

그 고독의 끝엔 언저리엔

앞으로 다가올 희망이란 단어속에 나를 다시 깨운다. 그리고 다시 일으킨다.

머지않아 머지않아 바다같은 맘으로 다가서는 나

그리고 함께할 이와 함께할 시간을 기대하며...

 

또 이렇게 음악과 함께 추억도 흘러가고 시간도 흘러가고 그 속에서 하나씩 하나씩

 배워나간다...

 

음악속의 추억 그리고 추억속의 음악으로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스쳐 지나가고

또 나는 흘러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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