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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국 [paul62] 쪽지 캡슐

1999-10-21 ㅣ No.275

어릴 때 읽던 동화에서는 착한 사람이 결국에는 잘되고,

나쁘거나 게으른 사람은 망하는 얘기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늘 동화나 만화를 볼 때면 ’좋은 나라, 나쁜 나라’를 구분해서

’좋은 나라’를 응원하면서 보곤 했습니다.

나중에 더 자라고 나서 그런 것을 ’권선징악’이라는 어려운 말로

표현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보다도 더 자라버린 지금,

세상의 논리는 항상 ’착한 나라’가 이기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

가는 것 같습니다.

착하고 성실한 사람보다는 약삭빠르고 요령 있는 사람들이 훨씬

수월하게 살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남들보다 내가 좀 더 힘들게 하는 일이 생기면

너무나 분해집니다.

조금이라도 손해를 보면 바보가 되는 것 같아서 절대로 먼저 나서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지내야 하는 일터에서도 내가 한번만 귀찮은 일을

더하면 여러 사람이 편리해 질 때, 문득 뿌듯함을 느끼는 것은

하느님께서 보시고는 잘했다고 뒤통수를 쓰다듬어 주시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움켜쥐고 있고 싶은 ’내 개인의 편리함과 이익’을 조금 놓아 버릴 때,

굳이 ’하늘에 쌓아두는 보화’를 기대하지 않더라도,

이미 그날 그날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행한 만큼 갚아주시고 계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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