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십리성당 게시판

기도하고 싶게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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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락응 [nag67] 쪽지 캡슐

2000-11-24 ㅣ No.1658

 

가을도 다 지나가고 차가운 바람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겨울이

벌써 우리곁에 와  버렸군요!!!

통신(Unitel)에 들어갔다가 좋은글 이라고 생각되서

올려봅니다.

 

기도

 

전날 집에서 게임을하느라 밤을새구 새벽에 잠이든지라 아침부터

나는 졸리고 짜증이 났다.

 

친구네 집에 가는 지하철에 올랐을때 그날따라 사람들은 그리도 많은지

손잡이를 잡고 서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혼잡함에 익숙하게 되자 드디어

xx역에 다달았고 많은사람들이 ’우르르’ 내리기 시작했답니다(/^0^)/

 

운좋게 나는 자리에 앉을수 있었고

의자에 앉자마자 졸음때문에 고개는 자꾸 바닥을 향했다.

 

얼마후면 내려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생리정 현상으로

입가에 물기(?)를 묻히게 돼면 어쩌나!

 

하는 걱정으로 졸음을 참을까도 했지만 어느새 나는 모든

의지를 져버리고 있었다.

 

자리에 꾸벅꾸벅 조는 채로 세 정거장 정도가 지났을까?

 

어찌나 큰 목소리였던지

내잠을 단숨에 빼앗아간 아저씨의 외침

 

"여러분, 잠깐만 제 말을 들어주십시오!"

 

세수를 며칠동안 못했는지 단정치 못한 외양의 어느 아저씨가

통로 중앙에 서서 외치고 있는 것이였다.

 

그 때문에 나같이 잠에서 깨어나 짜증난 얼굴

호기심에 가득찬 얼굴 등 각생의 시선이 모아졌다.

 

아저씨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제겐 네살짜리 딸아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는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누워있습니다.

언제 죽을지 모를 불치병을 앓고 있습니다."

 

그남자가 거기까지 말하자 승객들은

’또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로군,

얼마나 돈이 아쉬웠으면 딸까지 팔며 저럴까?’

 

하는 표정이였다. 나도 같은생각을 하고있었고...

 

더 이상 들을 필요가 없겠다 생각한 나는 고개를 숙여 다시

잠을 청했고 대부분의 승객들도 무관심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저는 이전에 어느 책에선가 많은 사람이 함께 기도해주면

어려운 일도 이루어진 다는 구절을 읽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딸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부탁하고 다니는 중입니다.

 

지하철에 타 계신 여러분들도 부디 제 딸이 살아날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딸의 이름은 송희 입니다."

 

그러더니 그는 정중하게 고개숙여 인사를 한뒤

다음칸으로 건너가는게 아닌가.

 

그때 나는 보았다. 하나 둘 조용히 눈을 감는 승객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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