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동성당 게시판

연중제26주일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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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1999-09-25 ㅣ No.274

연중 제26주일(가해, 1999. 9. 26)

                                                  제1독서 : 에제 18, 25 ∼ 28

                                                  제2독서 : 필립  2,  1 ∼ 11

                                                  복   음 : 마태 21, 28 ∼ 32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한가위 명절은 잘 보내셨습니까?  송편은 많이 드셨습니까?  백년산에 오르내리다 보니 얼마 전부터 어르신들이 열심히 따서 비닐 봉지에 담고, 주어서 담고 해서 무엇인가 했더니 한가위때 먹을 송편에 넣을 솔잎과 도토리묵을 만들 도토리를 줍는 것이었습니다.  조금은 고향생각도 나고 정을 느끼게 하는 모습들이었습니다.  한가위는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나누는 시간임을 다시 느끼게 합니다.

 

  "어떤 사람이 자기 집에 반신(半神)의 초상을 걸어 놓고 그것에 여러 가지 제물을 바치고 있었습니다.  그가 계속 제물에 상당한 돈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을 보고 그 반신은 어느 날 밤, 그의 앞에 나타나서 이렇게 타일렀습니다.  ’여보게, 제발 더 이상 자네의 재산을 낭비하지 말게.  왜냐하면 만일 자네가 있는 돈을 모두 털어먹고 가난뱅이가 된다면 모든 분풀이를 나에게 할 것이 아닌가?’"

 

  여러분에게 누군가가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힘을 얻습니까?"하고 묻는다면 무엇이라 대답하시겠습니까?  또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위안을 받습니까?"하고 묻는다면 무엇이라 대답하시겠습니까?  그리고 "성령의 감화로 서로 사귀는 일이 있으며, 서로 애정을 나누며 동정하고 있습니까?"라고 묻는다면 무엇이라고 대답하시겠습니까?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를 통해 힘을 얻고 위안을 받으며 사귄다면 같은 생각을 가지고 같은 사랑을 나누며 마음을 합쳐서 하나가 되고, 무슨 일에나 이기적인 야심이나 허영을 버리고 다만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고, 저마다 제 실속만 차리지 말고 남의 이익도 돌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삶이 바로 그리스도 예수께서 지니셨던 마음 즉 하느님과 본질이 같은 분이지만 오히려 당신의 것을 다 내어놓고 종의 신분을 취하셔서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 되시고 십자가에 달려서 죽기까지 순종한 이 마음을 간직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성전에서 가르치고 계실 때 대사제들과 원로들은 예수님의 권능에 물음을 제기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요한의 세례가 하늘에서 비롯되었는지 아니면 사람들에게서 비롯되었는지 반문하신 다음 오늘 복음의 ’두 아들의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처음에 포도원으로 일하러 가기 싫다고 말했지만 나중에 일하러 간 맏아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외면하면서 살았지만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회개한 사람들 즉 죄인으로 취급당하던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대답하고 일하러 가지 않은 둘째 아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따른다고 하지만 막상 회개할 것은 촉구하자 예수님을 배척하고 거절하는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대사제들입니다.

 

  오늘날 우리 신앙인들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우리는 "신앙 따로, 생활 따로"라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이는 성당에 와서는 하느님 말씀에 탄복하고 열심히 듣고 기도하는 신앙인도 결국 일상생활로 돌아가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몰라서 이기도 하겠지만 하느님의 말씀대로 살면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기에 믿지 않는 사람들보다도 더 악하게 살아갑니다.  이는 아버지 앞에서 "예"라고 대답하고 일하러 나가지 않는 작은아들의 모습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일은 나의 것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기에 "싫습니다"라는 말이 먼저 나옵니다.  그러나 우리 자신의 잘못을 발견하고 뉘우치는 자세로 살아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우리 신앙인의 자세가 아니겠습니까?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는 혹시 쓸데없는 일에 물질적으로 낭비하고 아파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하느님을 믿는 우리는 무슨 일에나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고, 남의 이익을 돌보아 줄 수 있는 여유로움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하나된 마음으로 성당에서의 생활과 우리가 일하는 사회에서의 생활이 하나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이번 한 주간의 시간 속에서 남을 생각해 줄 수 있는 마음과 하느님과 하나된 삶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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