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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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maryfrances] 쪽지 캡슐

2000-01-06 ㅣ No.769

 

내 몸은 여기 있지만,

또 다른 ’나’ 는 내 이름으로

다른 곳에 있습니다

누군가가 지금 이 시간

다른 나를 만나고 있다면

그는 지난 날 내가 그에게 남긴

흔적을 만나고 있을 것입니다.

 

내가 그를 만났을 때,

내 마음이 부드럽고 다정스러웠다면

그는 지금 나를

정다운 사람으로 작은 웃음지으며

만나고 있을 것입니다.

 

내가 그를 만났을 때,

내 행동이 친절하고 상큼했다면

그는 지금 나를

멋있는 사람으로 즐겁게 만나고 있을 것입니다

 

진정한 나는 다른 곳에 있는 ’나’입니다

누군가를 만날 때

그 시간만 생각하지 말고

그와 헤어진 뒤 그에게 남아 있을

나를 생각 해야 합니다

그 모습이 나의 참 모습입니다.

 

 

누군가의 글이던가...

그리 친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끔 마주하는

친구에게 이 글을 들려주고 싶습니다

바람이 조금은 차가운 날입니다

 

 

 

우리모두 잊혀짖 얼굴들 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되기 싫은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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