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광장

새해의 작은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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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한 [jelka] 쪽지 캡슐

2006-01-03 ㅣ No.1144

 

 

 

주님

올해도 저를 고통의 방법으로 사랑해 주세요

주님께서 저를 사랑하시는 방법이 고통의 방법이라는 것을

결코 잊지 않도록 해 주세요

그렇지만 올해도 저에게 견딜 수 없는 고통은 허락하지 마소서

 

 

주님

올해도 저를 쓰러뜨려 주세요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저를 쓰러뜨리신다는 것 이제 아오니

올해도 저를 거침없이 쓰러뜨리셔서

다시 힘차게 일어나 십자가를 품에 안고 가게 해 주소서

 

주님

올해도 억울한 일을 당해도 파르르 분노에 떨지 않게 해주세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분노하기보다는

기도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소서

 

주님

올해도 저에게 상처 준 자들을 용서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용서할 수 없으면 잊기라도 하게 해 주세요

무엇보다도 제 자신을 용서할 수 있도록 해 주소서

 

십자가에 못박혀 손에 못자국이 나기 전에

목수 일로 생긴 노동의 굳은살이 먼저 박혀 있었던 주님

저로 하여금 올해도 일하기 싫은 마음을 지니지 않게 해 주시고

지하철에서 만나는 가난한 이들에게

주저하지 않고 동전 하나라도 건네게 하시고

노숙자들한테서 나는 냄새를 싫어하지 않게 해 주소서

 

주님

올해도 제가 주님께 원하는 게 너무 많습니다

부디 올해는 주님께 원하는 게 아무것도 없도록

오직 주님의 가르침만 따를 수 있도록 해 주소서

 

 

 

 

-정호승 프란치스코.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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