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게시판

[의덕/전례] 넋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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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한 [yunsh] 쪽지 캡슐

1999-06-09 ㅣ No.393

밖에 오고가는 사람들도 저마다의 걱정이 있을테지...

 

긴 한숨에 묻어나는 담배연기처럼

 

나의 오늘 하루를 접는 이 시간은

 

뿌옇게 흐리기만 한데,

 

밝은 불 밝힌 저 사람들은

 

무엇을 보고 저리도 기뻐 웃는지..

 

난 지금 답답한 마음 가누지 못해

 

마치 술취한 사람처럼 어지럽기만 한데,

 

차라리 술에 취했다면 큰소리로 소릴 질러

 

답답한 이 마음 풀어 놓으련만...

 

내 사랑하는 사람들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오늘같은 날, 나를 불러

 

소주 한 잔과 위로 한 잔을 나눌 이 없으니...

 

마지막 한모금의 담배연기에 눈물이 나올 것만 같다.

 

그냥 모든 것들을 잊고 자고 싶지마는,

 

잠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오늘따라 밤공기가 유난히 맑구나.

 

어스름한 내 방, 한 구석에

 

나는 말없이 쪼그리고 앉아

 

혹 누군가 전화를 하진 않을까 하며

 

죄없는 전화기만 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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