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게시판
[상아탑]감추어진 눈높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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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크다는 이유로 낮은 구두만을 신고 몇 십년을 살았다. 그러다가 어느 날 문득 내가 너무 땅에만 달라붙어 있었다고 생각되어서 평소보다 2센티미터쯤 굽이 높은 구두를 사 신었다. 그리고 나는 다른 세상을 보기 시작했다.늘 멍청해 보이던 김씨의 얼굴이 약간 높은 각도에서 보면 의외로 예리한 표정을 감추고 있었더라는 것에서부터 파도처럼 밀려와 나를 압도하던 팔차선 도로의 자동차 물결들도 2센티미터만 위에서 보면 조잡한 장난감 대열처럼 파악되더라는 것까지. 달라 보이는 풍경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아주 조금 하늘 가까이 갔을뿐인데... 아주 조금 눈의 키를 높였을 뿐인데... <길 모퉁이에서 만난 사람>.양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