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동성당 게시판

어른신 모임

인쇄

김천년 [skyear] 쪽지 캡슐

1999-05-02 ㅣ No.142

어른신 모임

 

메이 데이 전날 술이 3차에 걸쳐 많이 되었다

내 수준에 맞는 음식점에서 만나고 싶었던 화가를 만나 둘이 네병을 비웠다

 

또 하나의 모임에서 새로운 멤버를 축하하는 자리가 되어 술이 몇순배 돌았다

그리고 헤어지는 자리에서 생맥주집에서 소주로 입가심 위원장과 두 병

 

그 자리 정말 깜박 잊었던 자리가 될 뻔한 것이 아내의 갑작스런 입원에

잊었고 아내의 입원실에서 호출을 받아 가지 않으면 안될 자리였다

 

메이데이 오늘은 정말 푹 쉬어야지

늦은 기상에 샤워로 정신을 차려보지만 계속 몸이 풀리지 않았다

 

병원에 아내는 뉘여 놓고 이리뒤척 저리뒤척

이젠 저녁 때가 되어야 숙취가 풀리는 나이 인가

 

오후 4시가 넘은 시간  전화벨소리가 울린다

어르신 모임에 참석하란 연락이 왔다

 

작년 12월 동네 은퇴한 어른들을 위하여 대화방을 만들었었다

이제 6개월이 지났다  대화방 개설을 내가 주선했었지

 

나는 필히 참석하라는 요구들이 계셨다

참석하여 어른신이 하신 얘기는 체력을 키워야겠다는 충고를 받았다

 

그 분들이 내 나이에 더 드셨어도 체력이 좋으셨다는 얘기이다

운동부족에서 오는 체력의 감퇴

 

마음은 청춘은 나 만이 아니었다

그 분들의 마음은 분명 청춘이었다

 

그리고 나이에 비해서 육체적 나이가 더 젊게 꿋꿋하신 건강함을 뵈니

나이 어린 사람이 몸관리를 제대로 못하고 있음에 어른들 앞에 죄송할 따름

 

나에게 충고한 어른신 나에게 건강비결 가르쳐 주신 분의 글을 소개도 했지만

실천이 미약하니 어르신 앞에 면구스러울 뿐이었다

 

남자들 끼리 모이면 여자얘기는 자연스러운 것이었던가

한분 한분의 인생이 다 드라마였다 그 동안 들었던 얘기들이 말이다

 

형사반장 출신 학교선생 출신 자영업 출신 나와같이 전형적인 샐러리 출신

농사만 평생지신 분

 

요즘 왕초에서 나오는 얘기들도 나왔다

우미관 쪽에는 김두한 일인 아오끼와의 세력싸움은 장군의 아들에서 드라마

식으로 보았고 명동에 이화룡 서대문의 망치인가 동대문의 이정재

 

그런 줏어들은 얘기들 속에서 나는 그 분들의 살아왔던 하나하나의 시간들이

결코 무의미한 시간들이 아니었음을 안다

 

결코 부정한 세력에 몸담지 않았고 인생을 성실히 살아오신 분들이었다

내가 어디서 인생을 이렇게 풍부함을 느낄 수 있겠는가

 

분명 나는 축복을 받았다

그 분들은 나를 고마와 하지만 진정 감사함을 드려야 할 사람은 나이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이 난다

아버지의 노후 인생을 일부 인정치 못한 후회가 간다

 

말년에 로맨스를 인정치 않았음이 지금은 후회스럽다



15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