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내 소망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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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senatus] 쪽지 캡슐

2000-01-18 ㅣ No.460

제가 좋아하는 글이 있어서 이렇게 올립니다.

 

내 소망 하나

 

생각날때 전화할 수 있고 짜증날때 어리광 부릴 수 있는

내게 더 없이 포근한 가슴을 빌려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이렇게 퇴근길이 외롭다고 느껴질 때

잠시 만나서 커피라도 한잔할 수 있고 가슴 한아름 아득한 미소를 받고 싶은 사람이 있었으면 한다.

 

거울 한번 덜 봐도 머리 한번 덜 빗어도 화장하지 않은 맹숭맹숭한 얼굴로 만나도

전혀 부끄럽지 않고 미안하지 않고 오히려 그게 더 친숙해져서 이쁘게 함박웃음 지을 수 있고 언제 어디서 우연히 길을 가다가 은행을 가다가

총총히 바쁜 걸음에 가볍게 어깨를 부딪혀서

아! 하고 기분좋게 반갑게 설레일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내 열마디의 종알거림에 묵묵히 끄덕여 주고 주제넘는 내 간섭을

시간이 흐른 후에 깨우쳐 주는 넉넉한 가슴을 지닌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가끔씩은 저녁값이 모자라 빈 주머니를 내 보이면서 웃을줄도 알고

속상했던 일을 곤드레 술이 취해 세상에서 큰소리 칠줄도 알고

술값도 지불케 하는 가끔은 으외의 면이 있는 낭만스런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부모님의 수고스러움에 늘 감사하고

형제들의 사랑을 늘 가슴 깊이 새기며

자신을 조금은 다스릴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그리고 거기에 어울리는 사람이 나였으면 더욱 더 좋겠지..

 

 

여러분.. 이런 친구가 있으세요?  아무쪼록 좋은 우정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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