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신부님과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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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기 [seongki] 쪽지 캡슐

2001-03-18 ㅣ No.3690

 

지난 3월 6일과 16일 밤 8시에

저희 7단지 형제,자매님 댁에서

구역, 반 미사를 드렸습니다.

 

소공동체 활성화와 사순시기의 의미를

새기고자 시작한 우리 성당 구역.반 미사 일정의

일환이었습니다.

 

박병주 신부님과 홍수녀님께서

시간에 맞추어 오시고

동네 이웃 교우들 40여명(남10,여30)이 총총히 앉고

창가 식탁에 제대를 만들고, 촛불을 켜고

사순주간 구역.반 미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박병주 신부님은 강론을 통해

교회의 대형화로 인하여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이웃,사랑의 모습을

소공동체 활성화로 찾아야 함을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12제자와 더불어

초대교회를 만드셨음을 닮아 가야함을

말씀 하셨습니다.

또한

1년 365일을 주바라기로 살아야 겠지만

특히 사순시기에는 주님을 향해 몸부림치며

신앙인의 참 모습을 실천해 갈 것을

말씀 하셨습니다.

담배도 끊고 술도 끊고 미워하지 말고 .....

 

미사를 마치고 간단한 다과시간을 가졌습니다.

교우들 각자가 준비한 떡과 과일에 술한잔을 곁들여

인사를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워갔습니다.

 

그런데 박신부님께서

제 옆에 계신 형제님을 유난히 들여 보시더니

혹시 고등학교 선생님 아니시냐고 물었습니다.

그렇다고 하시자

학교 족보를 몇차례 나누시고 보니

박신부님의 고등학교 2,3학년때 수학선생님 이셨던 것이지요.

 

최우진 마르띠노 형제님은

어렴풋이 기억이 나시는지 사제가 되신 신부님께

만남의 기쁨으로 잔을 드리고자 술잔을 건넸고

박신부님은 천부당 만부당 하시다며

선생님께 한잔 올리겠다 하여 잠시 실랑이가 일어났으나

결국 신부님께서 먼저 잔을 채워 선생님께 드렸지요.

 

잔잔하던 뒤풀이는 이내

스승과 제자가 사제와 교우가 되어

반가운 만남(13년만)을 갖게됨을 화제로

시끌 벅적하고

간단히 나누자던 다과회는

인심좋은 주인댁 자매님께서 고이 고이 담근 술을

연신 주전자에 채워 나르시며

잔치 아닌 잔치가 되었습니다.

 

참 아름다운 정경이었습니다.

생명의 소리가 들리는 3월의 봄밤은

달빛에 어우러져

포근하기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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