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거제에서도 하느님은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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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모 [mesa] 쪽지 캡슐

1999-03-04 ㅣ No.224

오늘은 퇴근을 일찍 해서 마음먹고 있던 평일 미사에 갔

습니다.  여기는 화요일하고 목요일 밖에는 저녁 미사가

없거든요.  그래서..

 

평일 미사는 항상 새로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의무감

이랄까..  그런 것이 없이 자기의 의지가 100% 작용했다

는 어설픈 자만심이 미사를 참례하는 마음을 더 진지하게

해 주죠.   오늘도 여전히 여기 계시는 주임신부님(꼭 규

서비 신부님하고 닮았는데 조금 못생겼다고 해야지 서울

가서 안 얻어 맞겠지..?)의 차분하고 느릿한 강론을 들으

며 생활에 힘을 얻었지요.    그리고 또 우리 네리 수녀

님하고 미모가 막상막하인 예쁜 수녀님(근데 쫌 더 날씬

하신.. 으악 잘못했어요)과도 덕담을 나누었습니다.

 

저는 그냥 미사만 볼려고 했는데 아이구야 미사가 끝나도

아무도 안 나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혼자 나갈 수도

없고 해서 그냥 앉아 있으려니 성체 강복, 참회예절 등등

을 시리즈로 하더군요.  덕분에 30분짜리로 예상하고 맘

편히 갔던 이 날나리 신자는 두시간동안 꼼짝없이 하느님

하고 데이트만 실컷 했지요.

 

하느님 께서는 참 종잡을 수 없으신 분입니다.  저는 오

늘 개인적으로 기도할 것고 있고 해서 성당을 찾아 간 것

인데 그렇게 무지막지한 예절을 하고 있으려니 자꾸 부끄

러워 지면서 무안하더군요.  그러면서 얼마나 그분의 향기

를 느꼈는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들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불과 일주일도 안 되었

는데 너무들 보고 싶고 또 그리웠습니다.  못난 향수병인

줄 알았는데 그것이 여러분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임을 오

늘 다시 한번 깨달았을 때 참으로 하느님께 감사함을 느

꼈습니다.   (아아.. 이러면서도 또 막상 만나면 스타크

만 할 걸 알면서도..)

 

참, 여기 옥포성당의 미사중 특이한 점이 몇가지 있더군요.

1. 평일 미사에 웬 성체봉사자?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아저씨 복사들 이었습니다.  너무 놀랬죠.  하긴 저희

   도 여자 어린이 복사가 생겼을 때 많이 놀랬으니깐요..

 

2. 저 목소리(노래소리) 큰 거 아시죠?  근데 저는 여기서

   댈 것도 아니랍니다.  아저씨들 아줌마들 학생들이 어

   찌나 소리를 질러가면서 성가를 불러서 아주 성당이 떠

   나 갈 듯 하네요.  근데 오늘은 내 옆에 어떤 아저씨(행

   색으로 봐서 내 사수 용접사 아저씨와 절친한 사이인 듯

   보이는..)가 성가를 부르는데 음치임에도 불구하고 질세

   라 크게 하시더군요.  그렇게 음치가 노래 부르는게 아

   름답게(?) 보인 적이 없었습니다.

 

3. 신자 수는 얼마 안된다고 들었는데 저희 본당 평일 미사

   에 참례하는 신자의 두배 가량이 평일 미사를 드리고 있

   습니다.  청년 여러분들도 바쁜 시간에 평일 미사 한 번

   드려보심이 어떨런지요.  그러다 서로 아는 얼굴 만났을

   때의 반가움도 무시하지 못하지요.

 

저는 이곳에서 아마 또 청년 성가대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돌 던지지 마세요.  아프니까요.  하하..

 

       - 거제 옥포에서 임기 3일 남은 청년 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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