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21/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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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8-07 ㅣ No.4765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21/09/02

 

우리는 누군가가 돌아가셨을 때, “주님 자비를 베푸시어 그 죄를 사해주시고, 주님 품 안에서 성인들과 함께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해주십시오.”라고 기도합니다. 어느 신부님이 돌아가셨을 때 제가 이 기도 문구를 SNS에 올렸더니, 어떤 분이 잘못한 것도 별로 없는 것 같은데요?”라는 답글을 달았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겐네사렛 호숫가에서 군중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십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치고 계실 때, 마침 어부들이 배 두 척을 뭍에 대고 그물을 씻습니다. 하지만 그 어선에서 고기는 한 마리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시몬의 배에 오르시어 배를 뭍에서 조금 저어 나가 달라고 부탁하시고는 배에 앉아 가르침을 이어가십니다. 가르침을 마치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시몬 에게 말씀하십니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루카 5,4) 그러자 시몬이 항변합니다.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5) 아마도 시몬은 자신이 그 자리에서 고기를 잡아도 벌써 몇 년을 잡아 왔는데, 이 양반이 가르침이나 계속하고 말지, 고기잡이에 대해 뭘 안다고 이래라저래라하는 거냐?!’고 불평과 무시를 하며 시큰둥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날은 한 마리도 잡아 오지 못했으니 예수님에게 더 이상 뭐라고 항변할 수도 없었는가 봅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5) 하고 대답하고는 마지못해 그물을 던져봅니다. 그런데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됩니다. 어느 정도였냐 하면,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 달라고 청할 정도입니다. 동료들이 와서 고기를 두 배에 가득 채우니 배가 가라앉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시몬 베드로는 물고기를 엄청나게 잡고 나서야 자신의 시큰둥하고 믿지 못하고 불평하며 무시했던 생각이 나서 예수님 앞에 고개를 들지 못하고 무릎 앞에 엎드려 말합니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8) 사실 베드로나 그와 함께 있던 이들도 모두 자기들이 잡은 그 많은 고기를 보고 몹시 놀랐던 것입니다. 시몬의 동업자인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도 그러합니다.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이르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10) 그제서야 그들은 군말을 더 이상 붙이지 않고, 배를 저어다 뭍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르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매일 주님 앞에 서서 고백합니다. “저는 죄인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우리 자신을 낮추고 우리의 본 모습을 에누리 없이 밝히는 이유는, 우리가 죄인이므로 우리를 벌해달라고 청하는 것이 아닙니다. 비록 입으로는 죄인이기에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말씀을 올리겠지만, 마음속으로는 우리를 용서해 주시고 우리를 축복해주시어 우리가 다시 일어나서 주님의 거룩한 삶을 이어가게 해주시기를 청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비록, 죄인인 우리를 구하시기 위해 기꺼이 목숨을 내어주신 주님 앞에 부끄럽고 부당하게 서 있지만, 주님께서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우리를 다시 살려주시어 주님 사랑의 십자가의 길을 걷도록 이끌어 주시고 인도해 주셔서, 주님 나라의 초석이 되게 하여 주시고 주님 나라의 밀알이 되도록 해주시기를 감히 청하며, 우리와 함께하시며 힘과 용기를 주시며 이끌어 주시는 성령께 의탁하여 성덕의 길로 나아갑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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