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사랑하올 추기경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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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환 [shgwak] 쪽지 캡슐

1999-01-15 ㅣ No.145

사랑하올 추기경님

이렇게 편지를 드릴 수 있는 길이 있어 정말 기쁩니다.

 

님이 평생을 외로운 길에 드셔서  

이 땅에서  고된 길을 걸어오심을 감사드립니다.

한 가정의 아버지도 걱정 없는 사람 없는데 모든 신자들의 어버이로 얼마나 노심초사 하셨습니까?

하늘 어머니의 기도이신가요

육친 어머니의 기도이셨던가요

더 외로웠던 주님이신가요

추기경님을 위로하심이

 

사랑합니다 추기경님!

이 말 밖에는 달리 외로움을 들어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외로우시더라도 추기경님 신자들이 드리는 기도로 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십시오

 

편찮으시다니 아래 올린 글들에 답장하시느라  너무 오래 앉아계셨나봅니다.

누가 옆에서 읽어 드리고 대신 써줄 사람은 없습니까?

저의 이 글에는 답장을 하지 마시고 그냥 읽기만 하십시오. 지난 얘기도 있으니까요

 

지팡이를 짚고 다니신다니요

퀸즈한인성당에서 뵈었을 때는 정정하셨는데

그러고보니 세월이 8년 넘어 흘렀습니다

빨간 옷을 입으시고 지하 강당에서 신자들의 인사를 받으시던 때가

정토마스 신부님이 미사전에 저희들에게 농을 하셨지요

그때 마침 빨간색 제의를 입으시고는

내가 추기경된 걸로 생각지 마라고

 

저는 비록 영세를 세들어 살던 옛 미국성당에서 받았지만  견진은 새로 지은 성당에서 받았습니다.

그래서인지 5월 성모 성월이라고

사제관옆 성모님상 앞에서 부르던 노래가 귀에 쟁쟁한만큼 퀸즈의 그 성당이 그립고 제 마음의 고향이 되었습니다. 길거리 나무들이 숲을 이룬 성당 주변도 그립구요 정신부님도 못내 그립습니다. 추기경님도 정신부님이 그리우시지요?

 

전 3년밖에 못 뵈었습니다. 죠지아로 내려와서 미국성당에 다니며 학위 마치고 지금은 대전에 있습니다.

 

추기경님 다음에 편지 드릴 때는 쾌차하시길 빌며 이만 줄입니다.

 

임마누엘 곽상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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