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동성당 게시판

똥침의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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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상 [major] 쪽지 캡슐

2000-03-30 ㅣ No.1573

똥침… (From 책상) 학창시절 똥침 한번 안찔러 본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필살 일격에 바닥을 구르며 몸부림치는 칭구를 볼 때 우린 어떤 장엄함마저 느끼곤 한다. -.-; 그러나 체육복 입고 있다가 당해서 눈깔 뒤집히며 울부짖던 그 순간에도… 너무 깊숙히 찔러넣어 칭구의 바지가 ‘뿌지직~’ 찢어지던 그 순간에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나를 괴롭히는 한 가지 생각이 있었던 것이다. “과연 똥침은 언제, 어떻게 해서 생겨나게 되었단 말인가!” 그렇다. 내 자신의 궁금증과, 나아가 인류 똥침사에 커다란 획을 긋기 위해 난 이 연구를 시작했고, 오늘에서야 그 결론을 얻어낸 것이다. 그럼 이제부터 무려 2일에 걸친 연구결과 밝혀낸 똥침의 역사에 관해 이야기해 보겠다.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은… ‘똥침’이라는 것은 세계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놀이문화라는 것이다. 그 근거는 이렇다. 필자가 밤을 꼬박 새며 한영사전, 한일사전, 한독사전, 한불사전 등을 모조리 뒤져봤지만… ‘똥침’이라는 단어가 실려있는 사전은 그 어떤 것도 없었다! 혹시나 ‘똥침’이라는 말의 어감 때문에 사전에 싣기 어렵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뽀카뽀카’라는 말도 함께 찾아보았으나 역시 도루묵. 따라서 필자는 이 고유한 우리만의 놀이문화를 ‘무형문화재 제999호’로 지정해서 봉산탈춤과 쌍벽을 이루는 ‘똥침삽춤’으로 승화시켜 나가자는 주장을 하고 싶다. 더불어 똥침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김말둑 옹을 인간문화재로 지정하자고 강력히 주장하는 바이다. -.-; 그럼 이제 똥침의 역사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해 보자.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똥침이 생겨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50만 년전의 일이라는 것이 정확한 추측일 것이다. 딴건 다 몰라도 이것만은 진짜다. 위의 주장을 설명하기 위해 먼저, ‘똥침’이라는 행동을 주의깊게 관찰해 보자. 1] 목표를 정한다. (창밖을 내다보며 깊은 생각중인 아이가 가장 적격. 딴생각하다 갑자기 당한 것이므로 충격은 두 배가 됨) =^-.-^= 2] 양손을 모으며 살며시 다가간다(숨조차 쉬지 않아야 한다). 3] 양발을 바닥에 단단히 짚고 검지손가락을 뻗는다. - -; 4] 몸안의 모든 기를 끌어모아 똥꼬 깊숙히 찔러넣는다. (이때 양발로 땅을 차고 오르며 찌를 땐 충격이 10배가 됨) - -;; 5] 바닥을 구르는 녀석을 보며 조용히 쓴웃음을 짓고 손을 씻으러 간다. - -;;; 우리는 여기서 3, 4번을 주의깊게 보아야 할 필요성을 똥꼬 깊숙한 곳에서부터 꼬리뼈저리게 느낄수 있다.

 

  똥침이라는 놀이의 특성상 두 발은 바닥을 안정적으로 밟고, 두 손을 모아서 일격을 날려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 옛날 인간이 네 발로 기어다니던 시절에는 ‘똥침’이라는 그 자체를 시도하기가 불가능했던 것이다. 즉 인간이 직립보행을 시작한 50만 년전부터 생겨났다는 것이 정확한 결론이다. 실제로 네 발로 기어다니는 소, 돼지, 말이 칭구에게 똥침을 하는 장면이 단 한번도 목격되지 않았다는 것을 볼 때 그 신빙성은 더 커지는 것이다. ▶ 필자의 이런 주장에 대해 똥침은 인류가 출현한 200만 년전부터 있어왔다고 주장하는 고고학계의 한도도 박사로부터 항의메일 한 통을 받은 적이 있다. 한박사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서 987423년 전에 죽은 유골의 사진도 함께 보낸 것이었다. 해골바가지의 모습은 두손으로 엉덩이를 감싸쥐고 있는 듯한… -.-;; 마치 똥침에 찔려 똥꼬를 잡고 고통에 몸부림치다 죽은 듯한… 그런 모습이었다. 그녀는 이 한 장의 사진을 통해 똥침이 이미 백만 년 이전부터 있어왔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사진을 정밀분석해본 결과 그녀의 주장은 개풀 뜯어먹는 소리에 지나지 않음을 밝혀냈다. 맞고 죽을 정도의 강력한 울트라 똥침이었다면 엉덩이뼈가 뽀사질 정도는 아니더라도 똥꼬뼈가 약간은 벌어져 있어야 함이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그림판의 확대 기능을 통해 분석해본 결과 그 해골바가지의 똥꼬뼈는 지극히 자연스러웠다. 따라서 한도도 박사의 주장은 전혀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이로써 똥침이라는 것이 약 50만 년전부터 생겨난 것이라는 것이 확실해졌다. 그러나 똥침이 지금처럼 우리 생활 깊숙히 뿌리박힌 것은 상당 시간이 지난 후의 일이라는 것이다.

 내 연구에 의하면 초기의 똥침은 지금같은 놀이가 아니라 형벌의 일종이었다. 우리는 여기서 국사시간에 배운 기억을 되살려볼 필요가 있다. ▶ 고조선의 8개조 법 1] 사람을 죽인 자는 사형에 처한다. 2] 남을 다치게 한 자는 곡물로써 갚는다. 3] 도둑질을 한 자는 종으로 삼는다. [자료 : 중학교 국사 교과서 16쪽] 아쉽게도 지금까지 전해져오는 것은 저 세 가지뿐이라고 한다. 나는 사라진 나머지 다섯 개의 법이 똥침과 어떤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가설을 설정하고 그것들을 찾아헤매기 시작했다. 수소문 끝에 자신이 단군이라고 주장하는 고종선 씨를 어느 산골짝 정신병원에서 어렵사리 만날 수 있었다. 내가 찾아갔을 때 왕관을 쓰고 커다란 지팡이를 짚고서 의연한 모습으로 병실 쇠창살에 기대어 있던 그의 이마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씌어 있었다. ‘홍익인감?’ -_-;; 나는 그에게 돈 오백 원과 자두맛 사탕 두 개를 쥐어주고 고조선의 나머지 다섯 개 법을 알아낼 수 있었다. 미친갱이 고종선씨가 밝힌 완전한 고조선의 8개조 법은 이렇다. ▶ 고조선의 8개조 법 1] 사람을 죽인 자는 사형에 처한다. 2] 남을 다치게 한 자는 곡물로써 갚는다. 3] 도둑질을 한 자는 종으로 삼는다. 4] 동굴벽에 야한 사진 그려놓은 놈들… 다 사형이다. 5] 지금은 청동기 시대인데 철밥그릇 쓰는 건방진 자는 빠때루 준다. 6] 야밤에 고인돌 안에 들어가서 이상한 짓하다 걸리면 혼인을 금지한다. 7] 단군님을 당근이라고 부른 자는 두금뿐이다. 8] 남의 화장실에 똥을 때린 자는 화장실 주인에게 똥침 100대를 맞는다. 여기까지 말한 고종선 씨가 자신은 슈퍼맨이라며 발작을 시작해 더 이상의 인터뷰는 하지 못했지만 성과는 충분했다. 드디어 아주 오랜 옛날부터 똥침은 형벌의 형태로 존재했다는 것을 확인하고야 만 것이다. - -;;;;

 이제 오늘의 가장 중요한 문제만이 남았다. 바로 ‘이 형벌로서의 똥침을 국민적 스포츠로 발전시킨 주인공은 과연 누구인가?’ 하는 것… 이렇게 너무나 모호하고 알아내기 불가능할 것 같은 이 의문을, 필자는 변기 위에 앉아 5분만에 풀어낼수 있었다. 어쩌면 한국 역사계를 발칵 뒤집어버릴 수도 있는 이 사실을 밝히기에 앞서 나에게 이런 택도아닌 상상력을 주신 삼신할매에게 감사하단 말을 전하고 싶다. 역사추리 - 똥침을 널리 알린 자는 누구인가? 역사시간에 가장 자주 등장한 책이라면 삼국사기와 삼국유사가 있다. 여기에는 대부분의 사람은 알지 못하는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다. 이제서야 밝히는 것이지만…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외에도 같이 전해져 내려오던 책이 한 권 더 있었던 것이다! 전설 속에 싸인 그 책의 이름은 바로… 「삼국사기 송년호 특별부록」 -_-;; 거기에서 난 똥침에 관한 자세한 역사를 알아낼 수 있었다. 서기 227년… 고구려에 산상왕이 죽고 새로운 왕이 즉위하게 된다. 그는 똥침에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는 똥침 애호가였다. 어릴적부터 똥침을 즐겨서 20세가 되기까지 이미 30여 명의 궁녀와 내시들의 똥꼬를 재기 불능의 상태로 만드러버렸다. 그는 왕에 즉위하자마자 새로이 ‘똥침전’이라고 하는 조선시대의 집현전에 비교되는 똥침 전문연구기관을 신설하고 새로운 똥침기술개발에 힘썼다. 뿐만 아니라 매년 ‘박하스배 전국 똥침장사 선발대회’를 열어 많은 인재를 배출하였다. 이때부터 고구려는 전국이 똥침 열풍에 휩싸이고 6월 10일을 ‘똥침절’로 정해서 그날만큼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똥침을 날려도 웃고 넘어가는 풍습이 생긴 것이다. 서기 248년… 똥침을 너무 즐긴 나머지 나라일을 돌보는 데 소홀했던 왕은 물러나게 되고 후세 사람들은 그를 기려 그에게 ‘똥침왕’이라는 칭호를 붙이게 된다. 「삼국사기 송년호 특별부록」에 실린 똥침에 관한 내용은 저것이 다였다. 나는 재빨리 국사책을 펴보았다. 그리고는 선명히 찍혀있는 글을 볼 수 있었다. ▶ 동천왕(227~248년) 나의 추리에 의하면… 임진왜란, 병자호란, 계란, 우스개란 등의 난리를 거치면서… 똥침왕 → 동침왕 → 동친왕 → 동천왕 으로 변해왔던 것이… 아닐… 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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