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당동성당 게시판

처음이라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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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요한 [kai-john] 쪽지 캡슐

2000-09-18 ㅣ No.1576

오늘은 제 3차 산업기사 실기 발표일 입니다.

 

아침부터 초초한 마음으로 학원을 갔습니다.

 

이번에도 떨어지면 어쩌지 정말 힘들텐데.....

 

붙으면 누구에게 먼저 알릴까?

 

여러가지 상상을 하며 학원에 가는 20분이 참으로 길게 느껴졌습니다.

 

학원의 교실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아 아이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는데.....

 

처음 인사말이 "붙었냐?" 서로 궁금하구...

 

또 불안해서......

 

너무 떨려 확인도 안 한 넘두 더러 있었습니다.

 

전 수험 번호를 잃어 먹어서....

(증말 정신 없이 산다 ㅡㅡ;;)

 

하지만 이미 편성 된 새로운 반에서 학원 아이들은 확인도

 

안해보구 알수 있었습니다.

 

서로의 상반된 모습을......

 

이번 시험을 치르던 날들이 생각났습니다.

 

8월 어느 주일날 필답고사를 치르기 위해 집을 나서고

(저의 시험은 3번을 봅니다. 1차 필기,2차 필답(주관식)고사,3차 실기)

 

시험 시작전 친구들과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으며 하나라도 더 알고 시험 볼라고

 

모르는거 물어보구,아는거 가르쳐 주고.....

 

시험 시작 전 서로 떠들며, 장난치는 우리를 보며 감독관이

 

"같은데서 왔어여?"하고 물으면

 

"모르는 놈이에여!!!"하며 끝까지 긴장을 풀려는 모습들.....

 

필답이 끝나면 틀릴지도 모르는 답안을 서로 말하며

 

자신의 답이 맞는 답이라며, 핏대 세우며 싸우는 모습들.....

 

실기 시험날은 늦게 오는 놈 걱정하며 전화에 대고 빨리 뛰라고 소리치며

 

전자 실습 실체도 빌려 주며 빨리 그리라며 웃어 주던 모습들.....

(실기는 5가지 입니다. 기체실습,왕복기관,제트기관,기초실습,전자실습

 기체는 판금작업,밴딩작업,왕복기관은 O-470을 기초로한 기초 작업들,

 제트기관은 J-47을 기초로한 전반적인 작업,기초실습음 말그대로 가장 기본적인 것,

 전자실습은 7가지 회로도 중 1가지를 작업. 이렇게 말하면 모르시겠죠!!!)

 

먼저 시험 본 놈들은 총대 매고 나가서 모 나왔는지 가르쳐주고,

 

뒷에보는 놈들은 그거 아는대로 말하고

(그렇다고 해서 나중에 본 사람이 점수가 높은것은 아님 평균적으로 비슷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격려해주고, 서로에게 경쟁자가 아니고 같은 길을 걸어가게 될

 

동반자라는 생각으로 저희 학원 친구들은 3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서로 잘은 몰라도 그렇게 생활하고 지내면서 나름대로의 우정을 키워 나간것 같습니다

 

전 그간 시험을 준비 했었던 날들을 생각해 봤습니다.

 

참 저에게 실망했습니다.

 

잘 알지도 못했으면서,그리 잘 하지도 못 했으면서

 

왜 그렇게 행동을 했는지......

 

이번 시험에 저 나름대로 열심히 했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허나 아니것같습니다.

 

겉으로는 할려고 했던거 같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아는 거라 넘어 갔던 부분들...

 

어렵다고 이런 건 안 나올 것이라고 넘어 갔던 부분들.....

 

가장 기초라고 이런건 상식이야 하며 넘어 갔던 부분들.....

 

필답에선 손조차 대어보지 못한 부분들 이었습니다.

 

부품만 제대로 체크 했어도.....

 

이번 시험에 참으로 후회가 많이 남습니다.

 

왜이리도 바보 같았는지....

 

노력도 하지않고, 왜그리도 큰걸 바랬는지....

 

이제 다시 시작 합니다.

 

3년 전의 마음으로 .....

 

처음처럼 내 손으로 비행기를 정비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하나 하나 알아갈때 신기해하며.....

 

하나라도 더 알고 싶었던 그 때처럼.....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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