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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여고 선생님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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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 [yuli76] 쪽지 캡슐

2000-10-11 ㅣ No.4656

제가 고등학교 때 중창써클을 했었는데 졸업 후에도 모임을 갖고 공연도 하면서 그동안 해왔던 노래들을 모아 악보집을 만드는 작업을 했었습니다. 그게 지난 여름이었고 10권 정도의 악보집을 만들어 재학생 대표, 졸업생 대표해서 몇 명만이 가지고 있었는데 못 가진 사람들이 갖고 싶다고 해서 추가로 악보집을 더 신청하러 갔어요. 지난 번에 만든 곳이 비싼 느낌이 들어 성대 앞에 있는 ○○문화사로 갔습니다. 악보집 표지에는 ’혜화여고 ○○○중창단’이라고 써있었는데 그걸 본 ○○문화사 아저씨... "혜화여고에서 오셨어요?"

 

나.."아.. 예...^^;;(식은 땀...)"

 

아저씨.."그럼 잘 해드려야겠네...음악 선생님이세요?"

 

나..."아니오... ^^;;(땀 삐질삐질.. 얼굴 후끈후끈..)"

 

아저씨.."저 근데... 제가 혜화여고 한 번 가려고 하다가 못 갔는데.. (서울과학고 홍보 브로셔를 보여주며) 저희가 이런 홍보물을 칼라로 아주 싸게 해드리고 있는데 홍보·인쇄 담당하시는 선생님 아시면 저희 좀 소개해주시겠어요?"

 

아저씨2.."(안 믿긴다는 듯이 날 보며) 혜화여고에 계세요?"

 

나.."아.. 예...--;;"

 

아저씨.."(명함을 내밀며) 꼭 좀 부탁드릴게요."

 

나.. "네.. 제가 담당 선생님을 몰라서요.. 알아보고 말씀드릴게요...T.T..."

 

이렇게 해서 졸지에 전 혜화여고 선생님이 되어버렸습니다...

희동이 언니(^^)에게 얘기했더니 고해성사 보라구...

양치기 소녀가 안되겠다구... 거짓말이 자꾸 는다구 그러는 거에요..

저 진짜 고해성사 봐야하나요? ^^

지난 번 운전사건 이후로 제게 왜 이렇게 황당한 일들이 생기는 건지...

내일 악보집 찾으러 가는데 그 아저씨한테 뭐라 그러죠?

사실대로 말하면 엄청 챙피할텐데...

저에게 해답을 주셔요~~~ㅇ

 

오늘도 기쁜 하루 되시구요...

 

이상 양치기 소녀 율리아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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