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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연합]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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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희 [joyous] 쪽지 캡슐

1999-09-28 ㅣ No.1612

게시자: 이윤석(lysjohn) 오체불만족...

게시일: 1999-08-04 13:52:45

본문크기: 7 K bytes 번호: 6 조회/추천: 120/3

주제어:  

 

 

 제 생일에 선물로 받은 도서상품권으로 산 책.. 하루만에 단숨에 읽어버린책..

 

 오체 불만족.. 오체란 인간의 온몸. 즉 머리와 사지를 말합니다.

 

 태어날때부터 사지가 없는 사람의 이야기.. 그러나 전혀 장애인이라는 생각을 갖지 않고 오히려 정상인보다 더 올바른 정신을 가지고, 열심히 사는 사람.. 야구,농구,수영을 좋아하는 사람.. 그러나 전 글을 쓴 사람보다도 그 사람 주위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더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장애인을 보통 사람들과 똑같이 대하는 그들의 마음..

 

 책을 읽는 중간중간에 코끝이 찡해짐을 느꼈습니다. 작가의 부모님, 그리고 초등학교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 그 작가가 행운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본 느낌을 글로 다 표현하지 못 하는것이 아쉽습니다. 한번 읽어보세요.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을 남깁니다.

 

 1976년 4월 6일. 활짝 피어난 벚꽃 위로 다가선 부드러운 햇살. 정말 따사로운 하루였다.

 "응애! 응애!"

불에 데여 놀란 것처럼 울어대며 한 아이가 갓 태어났다.

건강한 사내아이였고 평범한 부부의 평범한 출산이었다. 단 한 가지,그 사내아이에게     

팔과다리가 없다는것만 빼고는.

 

 선천성 사지절단,쉽게 말해 ’태어날 때부터 팔다리가 없는 장애아’였다. 출산과정에서 어떤 잘못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 당시 떠들썩하게  문제가 되었던 살리드마이드를 잘못 복용해서 생겨난 결과도 아니었다. 원인은 지금도 모른다. 그러나 이유야 어떻든 간에 나는 초개성적인 모습으로 태어나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태어나면서부터 세상을 놀라게 하다니, 그건 나말고는 복숭아에서 태어난 동화의 주인공 모모타로나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정상적인 출산이었다면 감동적인 모자상봉의 장면이 연출되었을 것이다.그러나 이제 막 출산의 고통에서 벗어난 산모에게 너무 큰 충격이 될 것을 염려한 병원 측에서 ’황달이 심하다’고 둘러대는 바람에 어머니와 나는 한 달이 넘도록 만날 수 없었다.그렇다고 해도,어머니는 정말 태평한 분이다. 아무리 황달이 심하다 하더라도 자기 자식을 한 달 동안이나 만나지 못하게 하는데도 ’아,그래요’라며 그냥 넘어가다니.그래서 나는 어떤 의미에서 우리 어머니는 ’초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드디어 모자간의 첫 만남이 이루어지는 날이 찾아왔다.어머니는 그날 병원으로 오던 중에야 비로소 내가 황달이 아니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그때 어머니는 곁에서 보기 민망할 정도로 불안하고 초조한 모습이었다고 한다.그래서 차마 팔과 다리가 없다는 말을 하지 못한채 그냥 몸에 약간의 이상이 있다고만 했다.일단은 직접 만나보게 한 후에 사태를 수습하자는 생각에서였다.또한 어머니가 날 보는순간 기절할 것에 대비해서 병실까지 준비해 두었다.아버지와 병원,그리고 어머니를 둘러싼 긴장감은 그렇게 높아만갔다.

 

 그러나 ’모자 상봉의 그순간’은 정말 상상 밖이었다.

 

 "어머,귀여운 우리 아기...."

 

 대성통곡을 하다가 정신을 잃고 그 자리에 쓰러질 것을 염려한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어머니의 입에서 흘러나온 첫마디였다. 비록 팔과 다리는 없었지만 배 아파 낳은 아들,한 달이나 만날 수 없었던 아들을 비로소 만날 수 있게 되었다는 기쁨이 어머니에게는 무엇보다 더 컷던 것이다.

 

 이렇게 성공적인 ’모자간의 첫 대면’은 곁에서 바라보았던 사람들의 감동 그 이상으로 내게는 큰 의미가 있다.누군가를 만날 때 받았던 첫인상의 기억은 좀처럼 없어지지 않고 먼 훗날까지 그대로 남는 경우가 많다.더구나 그것이 모자간의 첫 대면이라면 그 중요성은 이루 헤아릴 수조차 없을것이다.

 

 그랬다.어머니가 나를 만나 처음 느꼈던 감정은 ’놀라움’이 아니라 ’기쁨’이었다.

 

 생후 1개월,비로소 나는 ’이 세상에’태어났다.

 

위 글은 이 책의 머리말입니다. 이 외에도 친구들이나, 선생님들의 생각이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좋은 부분이 있는데,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그건 다음에 올리죠, 아니면 책을 보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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