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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5 11 아름다운 쉼터(부끄러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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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4rang2] 쪽지 캡슐

2011-05-11 ㅣ No.662

부끄러운 이야기

저는 평범한 회사 생활을 하는 34살의 회사원입니다.
용인 근방의 회사에서 근무를 하다가 회사 일로 서울 역삼역 근처 본사에 가게 되었습니다.
용인 회사에 있을 때에는 자가용을 이용하여 출퇴근을 하다가 막상 서울을 가려고 하니까
차도 막힐 것 같고 지하철을 타자니 너무 답답할 것 같아서
오랫만에 버스를 타고 가기로 마음 먹고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그때가 7시 50분 정도 되었을 겁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버스는 만원상태일거라 생각했는데,
그날은 서있는 사람은 3~4명 정도고 모두 앉아있는 상태였습니다.

구성쯤 도착해서 막 출발을 하려고 할 때의 일입니다.
한 할아버지가 양손 가득히 짐을 들고 버스를 간신히 간신히 탔습니다.
당신의 아들이나 딸에게 주려고 시골에서 가져온 농산물 같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한 10미터 정도앞으로 전진을 했을까요?
갑자기 버스가 급정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놀란 사람들이 앞을 쳐다보았습니다.
운전기사가 할아버지에게 차비 없으면 빨리 내리라고 하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어쩔 줄 몰라 하며 한번만 태워 달라고 애원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는 순간에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습니다
그리고는 가방을 내려 놓고 여기저기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기사 아저씨 한테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할아버지 잖아요! (귀청이 떨어져 나 갈 정도의 소리로)
아저씨 앞으로 이렇게 불쌍하신 분들 타시면 공짜로 10번 태워주세요."
라고 말하면서 만원짜리 한장을 요금통에 넣었습니다.
그리고는 할아버지를 자기가 앉아 있던 자리에 모시고 갔습니다.

순간 눈물이 핑~ 돌 정도의 찡~ 한 감동이 제 가슴을 스치고 지나가더군요.
정말 제가 태어나서 이렇게도 창피했던 적이 있었나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나 아닌 다른 승객들도 같은 마음이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어른이라는게 고개를 들 수가 없을 정도로 부끄러웠습니다.

목적지 역에 다 왔을 때 쯤에 저는 만원을 지갑에서 꺼냈습니다.
그 꼬마 주머니에 만원짜리를 얼른 찔러 넣고는 도망치듯 뛰어 내렸습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제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았습니다.
사람의 도리를 생각을 하게 해준 그 꼬마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 좋은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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