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일반 게시판

숫자 3.

인쇄

선우경 [forgod] 쪽지 캡슐

2002-05-27 ㅣ No.317

어제가 삼위일체대축일이었습니다.

우리들 삼위일체에 대해 어느누구도 딱부러지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어제 저는 미사를 드리며 아주 재밌고 엉뚱한 생각이 들었답니다.

교리받을 때였지요. 삼위일체에 대해 신부님께서 설명을 하셨지만 무슨 말인지 도통 알아 들을 수가 없었고 워낙이 과학적이고 명확한 것을 선호하고 물들어 있던 터라 이해가 안되면 받아들이지 못하고 더 나아가 부정,배척을 일삼던 습성이 발동. 혼자서 내심 답답 씩씩거리고 있던 터에 명쾌한 설명을 해달라고 청한(아니,도전이 맞을듯) 신부님께선 그냥 빙긋이 웃으시며 차츰 차츰 알아갈 것이라는 애매한 말씀만을 남기시고...그러던 어느날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삼위일체에 관한 아오스딩 성인과 한 어린이의 이야기를 듣고는 머리로는 이해가 안갔지만 마음 속에선 뭔가가 조금 움직였습니다. 그래 이해가 안가면 신비라더니...불확실한 것은 꼭 짚고 넘어가야 직성이 풀리던 나의 모습이 조금씩 변하고 있었습니다. 뭐 그렇다고 지금은 아니냐 하면 그렇지도 않지요. 오랜동안 형성된 나의 습성이 내가 마음먹는다고 하루아침에 고쳐지는 것도 아니겠고 그분의 도으심으로 차츰차츰 다듬어지겠지요.(아,갑자기 삼천포로 빠졋습니다.^^)

 

삼위일체.-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우리는 신학자도 철학자도 아니나 삼위일체에 관한 이해를 우리의 삶 속에서 끄집어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들 살아가면서 은연중에 숫자 3에 친숙해 있고 선호하는 듯.

어렸을 때  놀이를 할 때도 가위 바위 보 삼세판, 경기때도 보면 5전3승제니 3전2승제,고스톱에서도 쓰리고,노래할 때도 보면 트리오가 아름답고(이건 나의 편견인가?)등등, 우리들의 신망애 삼덕송과 묵주기도 신비3단도 있군요.

어쨌거나 우리들이 숫자3에 친근감과 안정감을 느끼는 것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 우리를 당신 모습으로 창조하실 때 숨과 함께 불어 넣어주신 본성의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셋이 하나가 될 때 어떤 안정감 혹은 평화를 느끼고 더나아가 서로 어우러져 하나의 원을 이루고 일치에 다다를 수 있지 않을까?

교회내에서는 성직자,수도자,평신도가 하나되고 가정에서는 아빠,엄마,아이들이 하나되며 학교나 주일학교에서는 선생님,학생, 학부모가 하나될 때 비로소 하느님의 온전성을 닮아가게 되겠지요. 한편 나자신도 몸과 마음과 정신(혹은 영혼)이 일치되어 살아가는 모습이기를 -. 허나 늘 부족하고 갈등을 겪으니... 주님의 은총과 세실리아 성녀의 전구를 청해봅니다.(세실리아 성녀는 순교하실때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손가락으로 증거하셨답니다!)

여하튼 교리때 삼위일체를 머리로 이해하려던 나의 과욕(?)은 시간이 흐르면서 생활가운데 순간순간 깨우쳐지고 느껴집니다.

 

+천주 성부와 독생 성자와 성령께서는 찬미 찬양 받으소서.

 

   



49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