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성당 게시판

난지도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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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27 ㅣ No.4506

난지도

신학생때 겨울 프로그램으로 난지도 체험을 보름간 했엇슴다

멀리서 보며는 마치 고원같은 난지도

서울시민의 온갖 쓰레기가 다 모이던 난지도

그 위에 오르면 우아~~~

웬 운동장

트럭들이 질주를 하는 운동장 쓰레기 더미

거기서 넝마를 어깨에 메고

소위 물냉이 (돈이 되는 물건)를 건지러 다녔지요

첫날은 똥을 밟을까 신경쓰여서 다니기가 어려웠는디

쓰레기에 웬 똥들이 그리 많은지

그래도

이틀이 지나자

마른 똥옆에 앉아서 밥을 먹게 되엇지요

보름째인가

바람에 연탄재가 날리는데 그날도 무심히

밥을 먹고서

저 먼 하늘을 바라보는디

하늘이 참 파랗구나 하는 생각과 동시에

주변에 널려져있던 쓰레기 조각들이

꽃으로 보이는 것이엇슴다

시상에 태어나서

쓰레기가 아름답다는 느낌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 이엇슴다

꼭 꽃밭같더군요

옛날에 고승들이 득도한 기분을 잠깐 맛볼수 잇엇슴다

아름답거나 더럽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이지 사물이 아니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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