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기도해요

마음이 흩어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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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benepark] 쪽지 캡슐

2001-06-10 ㅣ No.108

 

  주님,

  기도하려는 마음 한구석에서

  해야 할 일과

  방금 세워둔 예정이

  하나 또 하나

  고개를 쳐들고 일어납니다.

  흡사 제 마음을

  당신에게서 떼어놓으려는 것처럼

  그러나 더욱 꼴사나운 것은

  ’제가 하고픈 것’을

  이리저리 궁리해보는 것입니다.

 

  변명과도 같이 한순간

  당신을 생각고자 하는 노력에 뒤미처

  실수없이 쏘아올린 미사일처럼

  제 마음은 변함없이 목적지인

  제 자신의 계획을 향하여

  곧장 나아갑니다.

 

  ’저’에게서, 그리고

  ’제가 하고픈 것’에서는

  도망을 치려 해도 되질 않습니다.

  기도하고픈 마음도

  결코 거짓은 아닌데...

  ’하느님이 계시다’는 신비를

  잡아보려 애쓰지만

  마음이 산란하여 발버둥을 칠 뿐입니다.

 

  주님

  제발 흩어진 이 마음을

  송두리째 받아주십시오.

  어떻게 해서든

  당신께 다가가려 하지 않고

  당신께서

  제게

  와주시기만을 바라기 때문에

  마음이 흩어지곤 합니다.

 

  내적 침묵에 이르려는 시도나

  당신께 가까이 가고자 하는 바람에

  언제고 붙따르는 것은

  바로 이런 걱정입니다만

  어쩌면 당신을 훼방놓는 것이 아니라

  저를 괴롭힐 뿐이겠지요.

 

 

                                  W.브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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