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일반 게시판

노인정 복음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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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연 [enos1956] 쪽지 캡슐

2002-01-07 ㅣ No.25

  어제 새 해 첫 주 주보를 보니, 올 해도 우리 본당 사목지침의 첫번째는 소공동체 활성화

입니다. 그러고 보니 교회에서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하여 노력한 지도 꽤 오래된 것 같습니

다.  그 토록 오랜 기간동안 소공동체 할성화를 위하여 교회가 노력하여 왔으나, 자리를 잡

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더욱 놀랍고 안타까운 것은, 일부 구역에서 소공동체의 본질을 망각하고 변질된 소공동체

를 한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이렇게 라도 소공동체를 유지하려는 열의를 전부 부정적인 것

으로 본다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본질을 외면한 것을 결코 합리화 할 수 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면, 교회가 왜 소공동체를 활성화 하려는 것인가 에 대하여 모든 교우 여러분이 깊이

생각 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이미 우리가 알고 있듯이 소공동체 활성화를 하려는 것은 초대

교회 신자들 처럼 살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교회에서 추구하는

소공동체의 본질은 살리지 않고, 지극히 형식적인 소공동체만을 겨우 유지하는 정도에 그치

고 있으며, 이에 안주하고 있는 모순된 신앙인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의 이런 모

습이 초대교회 신자들 처럼 사는 모습, 아니 살려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일부 구역에서는, 구역 소재의 노인정에서 소공동체(하상회)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

을 과연 소공동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사목계획서에도 소공동체 모임에 대하여 어느 정도

명시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집에서 모여야 한다." "회합의 중앙에 주님께서 함께 하시도록

하얀 보를 깔고 십자 고상을 모시고 약간 앞쪽에 좌우로 촛불을 밝힌다."  "활동을 하지 않

는 소공동체는 소공동체가 아니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과연 우리는 그렇게 하고

있습니까? 또한, 교회는 왜 우리에게 그렇게 하라고 할까요?  그럴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요?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오늘의 우리 모습이 지극히 개인주의 적이며, 개인의 영성 생활에

만 너무 깊이 빠지는 경향이 있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신 새 계명에는 미흡할 뿐 만 아니

라, 사귐과 나눔을 통한 이웃에 대한 사랑의 실천이 없기 때문에, 우리 크리스천의 삶을 초

대교회 신자들 처럼 살아 가라는 뜻으로서, 이는 소공동체 활성화를 통해서 이루어 질수 있

다는 교회의 지침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일부 구역의 소공동체 모습은 어떻습니까? 한마디로 형식적으로 마지못해 하는 것

입니다. 서로 마음을 굳게 닫았기에, 교우 서로를 자신의 집에 부르지 않습니다. 또한 밖에

서, 마을 노인정에서 편법으로 모여 주님을 모시는 준비(하얀보와 십자 고상, 그리고 촛불)

도 없이 대충 모여 복음나누기를 마치고 황망히 헤어져 버립니다. 교우 서로의 인사나 활동

계획은 물론 없습니다. 과연, 이런 모임이 소공동체 일까요?

 

  진정한 소공동체는 이런것 아닐까요? 교우 서로가 마음을 열고, 교우 서로를 집으로 초대

하여 자신의 가족도 소개하고, 복음나누기도 하고, 간단한 음식을 나누며 친목도 도모하고,

이웃의 어려운 사람도 알리어 도울 방법을 모색하여야 하는것 아닐까요? 그러므로서 진정으

로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되는것 아닐까요?

 

  정말 걱정되는 것은, 대부분의 교우들이 편법으로 하는, 노인정 복음나누기를 소공동체로

인정하고 안주한다는 것입니다. 잠시 동안 분위기가 성숙될 때까지 일시적으로 하는 모임이

아니라 아예 노인정에서 하는 것을 편하게 생각하고, 계속 이어 나가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서 걱정입니다.

 

  노인정은 마을 노인분들이 편히 쉬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곳입니다. 진정, 우리 교우

들이 노인정에서 모일려면, 마을 노인분들을 위한 잔치를 하거나 환경 및 시설 개선을 할때

모여야 하지 않을까요?  진정, 우리 교우들이 노인정에서 할 일은 그런 일 일 것입니다. 노

인정에서 소공동체를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습니다. 오히려, 노인정에서는 소공동

체를 하지 말고, 노인분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시기에도 좋

으실것입니다.

 

  새 해에는, 교회가 추구하는 일들을 편법으로, 흉내내며 억지로 하는 행위를 하지 않았으

면 하는 바람입니다. 차라리 분위기가 성숙되지 않았으면, 되도록 노력을 하며 열심히 활동

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노력도 하지 않고 편법으로 흉내내면서 만족하는 우를 더

이상은 범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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