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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갖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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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규환 [qhwan111] 쪽지 캡슐

2008-12-24 ㅣ No.49

유로 디즈니의 실패(‘행복한 동행’ 중에서)

프랑스 파리의 면적 1/5에 해당할 만큼 큰 규모를 자랑하는 유로 디즈니. 미국 월트 디즈니는 해외 첫 도전이었던 일본 도쿄 디즈니가 성공하자, 곧바로 유럽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992년 문을 연 유로 디즈니는 대규모 식당과 호텔을 갖춘 초호화 놀이공원이었다. 하지만 개장 첫해 무려 10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하며 처참히 무너졌다. 다국어를 사용하는 유럽인들을 위해 직원의 80%가 3개 국어를 구사할 정도로 철저히 준비했지만 미국식 운영 방식을 고수했기 때문이었다.

그중 가장 큰 것은 식당 내 주류 판매 금지 조항이었다. 디즈니가 표방하는 것은 바로 건전한 가족 문화였다. 그래서 가족 동반 고객이 많았던 미국에서처럼 주류를 판매하지 않는 원칙을 고수했지만 와인과 맥주를 즐기는 유럽인들에게는 원성만 살 뿐이었다. 또한 햄버거 같은 패스트푸드를 먹으며 놀이동산을 즐기는 미국인과는 달리 제대로 된 식사를 원하는 유럽인들의 문화를 고려하지 않아 레스토랑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결국 월트 디즈니는 경영진을 유럽인들로 교체했고 레스토랑 시설을 확충하고 주류 판매도 허가한 뒤 유럽인 식습관에 맞춰 아침 식사 배달 서비스까지 제공했다. 또한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디즈니랜드 파리’라는 비공식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가족 단위 휴가객이 아닌 유럽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전략으로 선회했다. 이런 노력 덕택에 유로 디즈니는 마침내 개장 4년째부터 흑자로 전환했고 지금은 매년 1,200만 명 다녀가는 관광 코스가 되었다.

유로 디즈니의 성공은 과거에 성공했던 방식이라도 시대의 환경에 따라 변화해야 한다는 평범한 사실을 일깨워 준다. 과거의 성공이 오늘의 성공을 보장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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