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창동성당 게시판

우리의 어머니,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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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희 [sgjk] 쪽지 캡슐

2001-11-13 ㅣ No.397

 

자식은 자식을 낳아봐야지만 부모마음을 안다고들 하지요.

 

첫아이를 낳으러 친정인 부산엘 갔다가 너무나 남편이 보고싶던차에 회사일로 바빠서

십일만에 아기를 보러온 남편을 악착같이 따라 붙었던 그시절.

 

남편이 몸조리를 더해야 한다기에 안데리고 갈 것 같아 결국은 친정집에서 입었던

추리닝 바람으로 서울까지 와야했던 그 시절.

 

철없는 딸의 행동에 친정어머니는 또 얼마나 서운하셨을꼬...

딸은 키울때 뿐이다 하시며 서운함을 애써 감추지 않으셨던 어머니.

 

미안한 마음에 어색한 웃음으로, 눈물로 헤어지던 나에게 어머니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괜찮데이"

 

집에 와서 풀어본 가방 속에는 참기름이며 대추며 호박, 이름모르는 약초들이

바쁘게 싼듯 봉지봉지에 당신의 사랑만큼 알뜰하게 담겨있었지요.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송구스러워 귀볼까지 빨게집니다.

딸은 엄마를 닮는다는데 만약에 내딸이 그런다면 나는 또 어떤 모습으로 딸을 보내게될까요?

 

결혼 14년...

난 어느새 보석처럼 빛나는 두딸의 엄마요, 한남자의 지어미로써는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늘 부족한 자리가 있습니다.

 

며느리의 자리와 또 딸자식으로써의 자리입니다. 친정부모님과 시부모님께는

늘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기도로써 채울 수 밖에...

 

이번 주말에는 늦가을의 추억을 만들어 보시라고 네분의 식사자리라도 마련해 드려야 겠습니다.

 

푸르른 녹음과 시원한 그늘을 주고 이제는 아무런 욕심없이 순명하며 떨어지는 낙엽으로

우리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가을 아차산.

 

늘 자식들을 기다리고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같습니다.

 

우리집 앞산은 참 아름답습니다.

 

나도 아름다운 가을산이 되고 싶습니다.

 

제가 누구냐구요? 저는 13구역에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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