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그리스도 수난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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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환 [theophile] 쪽지 캡슐

2000-04-21 ㅣ No.2368

      그리스도 수난의 날

 

 

  구름 덮인 날, 아직 눈 녹지 않은 숲에는

  벗은 나뭇가지 위에 지빠귀가 노래한다.

  기쁨에 차고 아픔에 겨운

  봄의 숨결은 조심스레 흔들린다.

 

  그렇게 말없이, 풀숲 속에 작디작은

  크로커스며 제비꽃 무리들이

  수줍게 피우는 향내는 저희들도 모른다.

  죽음과 축제의 향내.

 

  나무의 어린싹들은 눈물에 가리워 앞을 못 보고

  하늘은 근심스레 낮게 드리워 있다.

  그리고 모든 정원과 언덕은

  겟세마니이고 골고다인 것을.

 

                                        - 헤르만 헤세

 

 

  비가 옵니다. 우리 그리스도께서 수난 당하시는 날을 더 잘 느껴보라 하시는 것 같습니다. 직장에서 바삐 일하는 가운데, 종종걸음으로 강의실 사이를 비집고 다니면서

약간 감상에 젖은 한가로운 시간을 지내면서... 창문 밖에 흘러내리는 비를 보며 그분의

눈물을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읍니다. "... 그리고 모든 정원과 언덕은

                                     겟세마니이고 골고다인 것을"

 

 얼마나 가슴저미는 구절인지.. 신앙인의 마음은 하느님의 정원이고 언덕, 그래서 모두의

마음안에 오늘 겟세마니와 골고다의 드라마가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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