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임재양 자매님께 깜복기를 대신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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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 자매님! 이웃 본당이시라구요... 반갑습니다. 글로나마 정 하나 가득 담아 반가움을 표시해 봅니다.
자매님의 글과 함께 음악이 제게 큰 힘이 되는군요. 제가 좋아하는 노래거든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사람은 정말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지요. 그리고 전 하나 더 "당신은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덧붙이고 싶네요.
사랑은 주고 받는 거라고 흔히들 이야기하지요. 맞는 말인것 같습니다. 사제도 사람인 이상 주고 받는 관계 속에서야말로 정상적인 사랑의 고리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어느 한 쪽에 이상이 생기면 그 고리는 완성될 수 없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전 약간 이상이 생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잠시 사랑의 고리를 만들어 나가는 작업을 잠시 멈출까 합니다.
깜.복.기에 대한 격려 말씀 감사합니다. 그 격려와 애정어린 충고들이 쌓여 제게 힘이 되는 원동력이 된다면 언제든지 다시 올리겠습니다. 저는 본당 교우들의 종이니 당연히 그래야 되겠지요. 그 날이 당장이라도 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사람은 옷을 입고 살지요. 다 제 몸에 맞는 옷을 입고 살아야 폼이 납니다. 마찬가지로 사제가 그 본당 교우에 맞추든, 본당 교우들이 사제에 맞추든.... 그런 노력들이 있어야 그 본당은 폼나는 옷을 입을 수 있을 겁니다.
짧은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사제가 본당 교우에 맞춰야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본당 교우들이 사제에게 맞추는 건 다소 개인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더 나아가 권위적인 사제의식에서 나오는 그릇된 가치관이라는 것이 저의 소견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여러 사람이 한 사람에 맞추는 것 보다 한 사람이 여러 사람에게 맞추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한 사람이 여러 사람에게 맞추라는 요구를 한다면 그것은 보이지 않는 부담과 강압의 형태로 나타나기 쉽지 않을까요?
살이 쪄서 옷이 맞지 않으면 살을 빼 제 몸을 옷에 맞출 자신이 있으니 지금은 옷에 제 몸을 맞추기 위한 고통의 시간으로 생각하고 싶습니다.
잠시 주님 품 안에서만 쉬고 싶다는 욕심이 생깁니다. 제 몸에 맞는 예쁜 옷을 입고 다시 설 수 있는 은총을 주님께 청해 봅니다. 저의 이 욕심이 제 개인의 욕심이 되지 않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자매님의 가정에 주님의 은총이 가득하기를 또한 잊지 않겠습니다.
항상 주님 안에서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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