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할아버지 불꽃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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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할아버지! 안젤라에요. 오늘 날씨가 갑자기 추워서 반코트입고 학교갔어요. 지하철에서 사람들의 눈총을 맞긴 했지만... 쩝... 그래도 추워서 떠는 거보단 백배 나으니까. 날씨가 왜 이모양인지, 이맘때면 늘 바람은 겨울바람인데
할아버지, 오늘 뭐하셨어요? 요새도 매일 바쁘시죠? 그래도 워낙 바쁘시게 살으셔서 바쁜거 조정하시는 데에는 거의 대적할 자가 없지 싶은데(긁적긁적)... 할아버지 연속극 보세요? 혹시?! 언니랑 저랑은 김수현씨가 쓰는 건 무조건 보는 편인데 오늘도 불꽃이란 미니시리즈 보면서 정답게 얘기를 나누었어요. 어쩜 그렇게 사람들의 심리를 잘 꿰뚫고 표현하는지... 옛날 MBC서 함께 작업했던 박철이란 PD는 연출하려고 김씨의 대본을 살펴보다 보면 굉장히 문학적이고 감수성이 예민한 자아들로 득시글댄다고 했다는데 정말이지 거기 작가가 만들어 놓은 캐릭터중 말이 안되는 건 거의 없는 거 같어요. 가끔씩 신파에다 너무 극적으로 (우리의 삶이 그렇게까지 극적이진 않잖아요?) 그려내서 역겨울 때 빼곤 TV 드라마중 가장 아름답고 사실적이고 진실이 꿈틀대는 거 같아요. 언니는 사랑얘기를 무척 좋아해서 드라마를 다 보고 나면 마치 자기가 무슨 주인공쯤 되는 모양으로 한숨을 쉬면서 함께 가슴아파하고 즐거워하고 아주 곁에서 보기가 재밌고 한편으론 귀엽고(아니 언니를!) 그래요... 후훗.
이번 학기는 수업이 목요일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있어서 좀 힘들 거 같아요. 각 수업마다 숙제며 읽어가야 하는 분량도 장난이 아니고. 다른 거 뭐 좀 해야 하는 데 어떻게 시간 조정을 해야 할지 막막하지만, 그래도 어떻게 해 봐야겠지요.^^; 할아버지이, 저희 성가대를 위해서 기도해주실래요? 약간 덜커덩대고 있는데 이걸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주님께 지혜와 사랑을 청해주세요. 우리 성가대 이름은 CIGAL이구요, 창단한지 20년이 되는 유서 깊고 나름대로 자부심이 강한 성가대랍니다. 너무 나이가 많아서 그런 거 같은데, 제가 보기에는 말에요. 사순절동안 부활성가 연습하는 도중에 이런 문제들이 자연스레 해결되면 젤 좋으련만...
할아버지, 감기드시지 않게 조심하시구요, 주님안에서 뵐께요.
안젤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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