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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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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규환 [qhwan111] 쪽지 캡슐

2017-05-17 ㅣ No.606

?                      봄 일기
                                              이해인
        지난 겨울
        추위의 칼로 상처받은 아픔,
        육교의 낡은 층계처럼
        삐꺽이는 소리를 내던 삶의 무게도
        지금은 그대로 내 안에 녹아 흐르는
        눈물이 되었나 보다

        이 눈물 위에서
        생명의 꽃을 피우는
        미나리 빛깔의 봄

        잠시 일손을 멈추고
        어린이의 눈빛으로
        하늘과 언덕을 바라보고 싶다
        냉이꽃만한 소망의 말이라도
        이웃과 나누고 싶다

        봄에도 바람의 맛은 매일 다르듯이
        매일을 사는 내 마음의 빛도
        조금씩 다르지만
        쉬임없이 노래했었지

        쑥처럼 흔하게 돋아나는
        일상의 근심중에도
        희망의 향기로운 들꽃이
        마음 속에 숨어 피는 기쁨을 -

        언젠나 진달래빛 설레임으로
        사랑하는 이를 맞듯이
        매일의 문을 열면
        안으로 조용히
        빛이 터지는 소리
        봄을 살기 위하여
        내가 열리는 소리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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