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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6장 1절- 7장 37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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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숙 [sjs88] 쪽지 캡슐

2003-08-14 ㅣ No.492

예언자는 고향에서 존경을 받지 못한다

 

 6 ¶예수께서는  그 곳을 떠나 제자들과 함게 고향으로 돌아 가셨다. 안식일이 되어 회당에서 가르치시자 많은 사람이 그 말씀을 듣고 놀라며    "저 사람이 어떤 지혜를 받았기에 저런 기적들을 행하는 것일까? 그런 모든 것이 어디서 생겨났을까? 저사람은 그 목수가 아닌가? 그 어머니는 마리아요, 그 형제들은  야고보, 요셉, 유다, 시몬이 아닌가? 그의 누이들고 다 우리와 같이 여기 살고 있지 않은가?"   하면서  좀처럼 예수를 믿으려 하지 않았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디서나 존경을 받는 예언자라도 자기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을 받지 못한다."   예수께서는  거기서 병자 몇 사람에게만 손을 얹어  고쳐 주셨을 뿐, 다른  기적은 행하실 수 없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믿음이 없는 것을 보시고 이상하게 여기셨다.

 

 

열 두 제자의 파견

 

  ¶그 뒤에 예수께서는 여러 촌락으로 두루 다니시며 가르치시다가 열 두 제자를 불러  더러운 악령을 제어하는  권세를 주시고 둘씩 짝지어  파견하셨다. 그리고 여행하는  데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지니지 말라고 하시며 먹을 것이나 자루도 가지지 말고  전대에 돈도  지니지 말며 신발은 신고 있는 것을 그대로  신고 속옷도  두 벌씩  껴입지 말라고 분부하셨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디서 누구의 집에 들어 가든지  그 고장을  떠너기까지 그 집에 머물러 있어라. 그러나 너희를 환여하지 않거나 너희의 말을 듣지 않는 고장이 있거든  그 곳을 떠나면서  그들을 경고하느 표시로  너희의 발에서 먼지를 털어 버려라."  이 말씀을 듣고 열 두 제자는  나가서 사람들에게 회개하라고 가르치며 마귀들은 많이 쫓아내고 수많은 병자들에게 기름을 발라 고쳐 주었다.

 

 

세례자 요한의 죽음

 

  ¶예수의 이름이 널리 알려져  마침내 그 소문이 헤로데왕의 귀에 들어 갔다. 어떤 사람들은    "그에게서 그런 기적의 힘이 나타나는 것을 보면  죽은 세례자 요한이 다시 살아난 것이 틀림없다" 고 말하는가 하면  더러는 엘리야라고도 하고, 떠 더러는  옛 예언자들과 같은  예언자라고도 하였다.  그러나 예수의 소문을 들은 헤로데왕은   "바로 요한이다. 내가 목을 벤 요한이 다시 살아난 것이다"  하고 말하였다. 이 헤로데는 일찌기 사람을 시켜  요한을 잡아 결박하여  옥에 가둔 일이 있었다. 그것은  헤로데가 동생  필립보의 아내 헤로디아와 결혼하였다고 해서 요한이 헤로데에게     "동생의 아내를 데리고 사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하고  누차 간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헤로디아는 요한에게 원한을 품고 그를  죽이려고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그것은 헤로데가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그를 두려워하여  보호해 주었을뿐만 아니라 그가 간할 때마다 속으로 몹시 괴로와하면서도  그것을 기꺼이 들어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침 헤로디아에게 좋은 기회가 왔다. 헤로데왕이 생일을 맞아  고관드로가 무관들과  갈릴래아의 요인들을 청하여 잔치를 베풀었는데 그 자리에 헤로디아의 딸이 나와서 춤을 추어 헤로데와 그의 손님들을 매우 기쁘게 해 주었다. 그러나 왕은  그 소녀에게    "네 소원을 말해 보아라. 무엇이든지 들어 주마"  하고는    "네가 청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주겠다. 내 왕국의 반이라도 주겠다"  하고 맹세하였던 것이다.. 소녀가 나가서 제 어미에게    "무엇을 청할까요?"  하고 의논하자 그 어미는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달라고 하여라"  하고 시켰다. 그러자  소녀는 급히  왕에게 돌아 와    "지금  곧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서 가져다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왕은 마음이 몹시 괴로왔지만  이미 맹세한 바도 있고 또 손님들이 보는 앞이어서  그 청은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왕은 곧 경비병을  하나를 보내며 요한의 목을  베오 오라고 명령하였다. 경비병이 감옥으로 가서  요한의 목을 베어 쟁반에 담아다가 소녀에게 건네자 소녀는 다시 그것을 제 어미에게 갖다 주었다. 그 뒤 소식을 들은 요한의 제자들이 와서 그 시체를 거두어다가 장사를 지냈다.

 

 

오천명을 먹이신 예수

 

  ¶사도들이 돌아 와서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예수께 낱낱이 보고하였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따로 한적한 곳으로 가서 함게 좀 쉬자" 고 말씀하셨다. 찾아 오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들은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던 것이다. 예수이 일행은 배를 타고 따로 한적한 곳을 찾아 떠났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일행이 떠나는 것을 보고 그들이 예수이 일행이라는 것을 알고는  여로 동네에서 모두  달려나와 육로로 해서 그들을 앞질러 그 곳에 갔다. 예수께서 배에서 내려 군중이 많이 모여 있는  것을 보시고  목자 없는 양과 같은  그들을 측은히 여기시어 여러 가지로 가르쳐 주셨다.  저녁 때가 되자  제자들이 예수께 와서     "여기는 외딴 곳이고 시간도 늦었읍니다.  그러니 군중들을  헤쳐 제각기 음식을 사 먹도록 농가나  근처 마을로  보내는 것이 좋겠읍니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하고 이르시자 제자들은    "그러면   저희가 가서 빵을  이백 데나리온어치나 사다가 먹이라는 말씀입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지금 가지고 있는  빵이 몇 개나 되는가 가서 알아 보아라"  하셨다. 그들이 알아 보고  돌아 와서   "빵 더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있읍니다"  하자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군중을 풀밭에  떼지어 앉게 하라고 이르셨다. 군중은  백 명씩 또는 오십 명씩  모여 앉았다. 예수께서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도 모든 사람에게 나누어 주셨다.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빵조각과  물고기를 주워 모으니  열 두 광주리에 가득찼으며 먹은 사람은 남자만도 오천 명이나 되었다.

 

 

물 위를 걸으신 기적

 

  ¶그 뒤에 곧 예수께서  제자들을 재촉하여 배를 태워 건너편 베싸이다로 먼저 가게 하시고 그 동안에 혼자서 군중을 돌려 보내셨다. 그들을 보내시고 나서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올라 가셨다. 날이 저물었을 때에 배는 바다 한가운데  있었고 예수께서는 혼자 육지에 계셨다. 제자들은  마침 역풍을 만나 배를 젓느라고 몹시 애를 쓰고 있었다. 이것을 보신 예수께서는 물 위를 걸으서 제자들 쪽으로  오시다가 그들 곁을 지나쳐  가시려고  하였다. 그것은 새벽 네시쯤이었다. 제자들은  예수께서 물 위를 걸어 오시는 것을  보고 유령인 줄 알고 비명을 질렀다. 그를 보고 모두 겁에 질렸던 것이다. 그러자 예수께서 곧 제자들을 향하여    "나다. 겁내지 말고 안심하여라"  하시며 그들이 탄 배에 오르시자 바람이 그쳤다. 제자들은 너무나 놀라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들은 마음이 무디어서 군중에게 빵을 먹이신 기적도 아직 깨닫지 못하였던 것이다.

 

 

겐네사렛에서 병자들을 고치신 예수

 

  ¶그들은 바다를 건너 겐네사렛  땅에 배를 대었다. 그들이 배에서 내리자 사람들은 곧 예수를 알아 보고  그 근처 온 지방을 뛰어 다니면서 병자들을  요에 눕혀 가지고 예수가 계시다는 곳을 찾아 그리고 데려왔다. 마을이나 도시나 농촌이나 어디든지 예수께서 가시가만 하면  사람들은 병자들을 장터에 데려다 놓고 그 옷자락만이라고 만지게 해 달라고 간청하였다. 그리고 손을 댄 사람은 모두 나았다.

 

 

유다인들의 전통

 

 7 ¶예루살렘에서 온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 몇 사람아 예수께 모여 왔다가 제자 몇 사람이 손을 씻지 않고 부정한 손으로  음식을 먹는 것을 보았다. 원래 바리사이파 사람들뿐만 아니라 모든 유다인들은 조상의 전통에 따라 음식을 먹기 전에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었고 또 시장에서 돌아 왔을 때에는  반드시 몸을 씻고 나서야 음식을 먹는 관습이 있었다. 그 밖에도 지켜야 할  관습이 많았는데 가령 잔이나 단지나 놋그릇  같은 것을 씻은 일들이 그것이었다.  그래서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은 예수께    "왜 당신의 제자들은  조상의 전통을 따르지 않고 부정한 손으로 음식을 먹습니까?"  하고 따졌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대답하셨다.   "이사야가  무어라고 예언했느냐"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여도

        마음은  나에게서 멀리 떠나 있구나.

        그들은 나를 헛되이 예배하며

        사람의 계명을  하느님의 것인 양 가르친다’

고 했는데 이것은 바로 너희와 같은 위선자를 두고 한 말이다.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은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고집하고 있다."   그리고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그 전통을  지킨다는 구실로  교묘하게 하느님의 계명을 어기고 있다. 모세가    ’부모를 공경하라’ 고 하였고  또 ’아버지나  어머니를 욕하는  자는 반드시 사형을 받는다’ 고 하였는데  너희는 누구든지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제가 해 드려야 할 것을 하느님께 바쳤읍니다’  라는 뜻으로   ’코르반’ 이라고 한 마디만 하면 된다고 하면서  자기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아무것도 해 드리지 못하게 하고 있으니 이것이 바로 전해 오는 전통을  핑계삼아 하느님의 말씀을 무시하는 일이 아니고 무엇이냐?  너희는  이 밖에도 그런 일을 많이 저지르고 있다."

  ¶예수께서 다시 사람들은 불러 모으시고 이렇게 가르치셨다.    "너희는 내 말을 새겨 들어라.  무엇이든지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 가는 것은 사람을 더럽히지 않는다. 더럽히는 것은 도리어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다."

  ¶예수께서 군중을 떠나 집에 들어 가셨을 때에 제자들이 그 비유의 뜻을 묻자  예수께서는     "너희도 이렇게 알아 듣지 못하느냐?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 가는 것은 사람을 더럽히지 못한다는 것을  모르느냐?  모두 뱃속에서 들어 갔다가 그대로 뒤로 나가 버리지 않느냐? 그것들은  마음 속으로  파고 들지는 못한다"   하시며 모든 음식은  다 깨끗하다고 하셨다. 그리고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참으로 사람을 더럽히는 것은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다. 안에서  나오는 것은 곧  마음에서 나오는 것인데, 음행,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 같은 여러 가자 악한 생각들이다. 이런 악한 것들은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

 

 

시로페니카아 여자의 믿음

 

  ¶예수께서 그 곳을 떠나 따로 지방으로 가셨다. 거기서 어떤 집에 들어 가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계시려 했으나 결국 알려지고 말았다. 그래서 악령이 들린 어린 딸을 둔 어떤 여자가  곧 소문을 듣고  예수를 찾아 와 그 앞에 엎드렸다. 그 여자는  시로페니카아 출생의 이방인이었는데 자기 딸에게서 마귀를 쫓아내 달라고 간청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자녀들을  먼저 배불리 먹여야 한다. 자녀들이 먹는 빵을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래고 그 여자는    "선생님,  그렇긴 합니다만 상 밑에 있는  강아지도 아이들이 먹다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얻어 먹지 않습니까?"  하고 사정하였다.  그제야 예수께서는      "옳은 말이다.  어서 돌아 가 보아라.  마귀는 이미 네 딸에게서  떠나 갔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 여자가 집에 돌아 가 보니 아이는 자리에 누워 있었고 과연 마귀는 떠나 가고 없었다.

 

 

귀먹은 반벙어리를 고치신 예수

 

  ¶그 뒤 예수께서는  띠로 지방을 떠나 시돈에 들르셨다가  데카폴리스 지방을 거쳐  갈릴래아 호수로 돌아 오셨다. 그 때에 사람들이 귀먹은 반벙어리를 예수께 데리고 와서 그에게 손을 얹어 주시기를 청하였다. 예수께서는 그 사람을 군중 사이에서 따로 불러내어 손가락을  그의 귓속에 넣으셨다가 침을 발라 그의 혀에 대시고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내쉰 다음   "에파타"  하고 말씀하셨다.    "열려라"  라는 뜻이었다. 그러자 그의 귀가 열리고 혀가 풀려서 말을 제대로 하게 되었다. 예수께서는 이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엄하게 이르셨으나 그럴수록  사람들은 더욱 더 널리 소문을 퍼뜨렸다. 사람들은   "귀머거리를 듣게 하시고 벙어리도 말을 하게 하시니 그분이 하시는 일을 놀랍기만 하구나"  하며 경탄하여 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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