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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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셉피나 [xone2] 쪽지 캡슐

2000-12-21 ㅣ No.1986

  아~ 맞아 ........

 

           정말 이 손이였어!

 

 다른 성당과 달리 우리 용산은 주님의 기도를 올릴때 손을 잡고 하지요.

 

그때 마다 잡는 손에 대한 느낌이 달라 늘 혼자 웃고는 합니다.

 

세상에는 많은 다양한 얼굴처럼 손도 참 여러 손이구나 하는 생각에서 말입니다.

 

오늘은 주기도문에 박자를 맞춰 위, 아래로 흔드시는 할머니 자매님의 손에 주기도문을 하다 나도 모르게..

 

 "아~~ 그래, 이 손이었어....

 한번 만나본 손, 잡아 본 손이야.

 

 나중에 손을 한번 더 꼬옥 쥐어 드렸습니다.

 얼마나 정성스레 열심히 하시려고 하는지 박자에 맞춰 음의 높 낮이를 손으로 집으셨는데  얼굴은 기억을 못해도 손을 기억할 수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거의 인사를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答禮(답례)되지 않는 인사를 하기란 얼마나 우리의 가슴을 쓰리게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며, 또는 한번 인사하고 악수한 사람과 헤어진다는 사실이 얼마나 슬픈 사실인가를 알기 때문이다."

                (독일인의 사랑 중에서)

 

  얼굴은 기억 못해도 참 많은 손을 만났습니다.

 

 따뜻한 손, 고은 손, 찬 손...그래서 손 잡기 몇 초전에 당신이 먼저 손을 비비며 따뜻하게 하려고 애를 쓰시는 손과 또 때론 가시같은 껄그럽지만 수고한 손을 만나면 더 마음에 전달 되어 오는것이 많습니다.

 

 "당신의 찬 손을 걱정하시기에 찬 손이 인정이 많타고 하던데요! 하였더니 즉각 반응이 저 냉병 환자예요...하시면 정이 많으심을 강조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또  덥석 잡아주는 손도 있지만 손가락 몇 개만

내미는 자매님도 계셔서 조금 주눅이 들때도 있지요.

(속으로 나 손 깨끗히 닦고 왔어요~ 한 말 하지만 ..)

 

 아주 가아끔 까닭없이, 이유 없이,손의 진동으로  벌벌? 떠는 형제님의 손을 만나면

 하이고 ...... 참, 내...

 

 성당안이 춥지도 않은데 왜 이리 떠시나..

 정말 미사시간 끝날때 까지 마포댁 분심 들고 무딘 신경 쓰이게 됩니다.

 

 또 어떤 자매님 의 남편이 말씀이 생각 납니다.

 

 성당은 다 좋은데 "거 미사중에 외간 남자 손은 잡지 말그래이...."하셨다는 말.

 

 그래서 그 자매님은 주기도문 시간이 되면 함께 간 남편 눈치 보느라고 조심스럽다고 농담삼아 말씀을 하시는데

 바꿔서 형제님은 형제님 끼리 손 잡게 하는 방법이 이제 생각나니..,..

 만나면 이야기 해드려야 할것 같습니다.

문제가 해결 되었다고.

 

 그리고 우리 동네에 늘 손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시는 정말 잘 생기신 형제님이 계셨습니다.

 

 자매님은 열심인 신자셨는데 남편인 형제님이 성당에 안나가셔서 매일 걱정을 하셨는데 나중에 형제분의 사정을 듣고 정말 남의 일은 깊히 헤아려야 할것 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형제님은 육이오때 손을 다쳐서 한 쪽 손이 없으셨  답니다. 그래서 당신은 성당에 가시고 싶어도 영성체를 모실때 한 손만 내밀기도 그렇고 늘 남의 시선을 끌 것 같아서 안가신다는 말씀을 듣고 뭐라 드릴 말씀이 없었습니다.

 

 손은 눈 처럼 말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 많은 손을 많났습니다.

 그런데 정말 맘에 전달되어 오는 손은 고운 손, 치장한 손 보다 수고하신 손들 할머니, 할아버지 손이었습니다.

 

 남편 요셉은 저와 결혼하기 전 여자 손가락이 몇개인줄도 몰랐다며 처음? 잡아 본 여자 손, 제 손에 감격하기에 속아주는 척하고 후한 점수를 주었지만.

 

 가만 제 손을 들여다 봅니다.

 

" 아~ 마포댁 아주 아줌마 손이 되었구나..."

 

이젠 어디가면 손 부터 가리기 바쁩니다.

 

 원숭이를 잡으려면 병 속에 먹을 것을 넣어 둔 후 원숭이 곁에 두면 병속에 손을 집어 넣어 먹을 것을 움켜 쥔 원숭이가 주먹을 필 줄을 몰라 결국 잡히고 만다고 하더군요.

 

 저도 주먹을 쥐고 있는 건 아닌지 한번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데 참~ 저는 잘때 주먹을 꼭 쥐고 잡니다.

 

 가위에 눌리지 않으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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