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일병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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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셉피나 [xone2] 쪽지 캡슐

2001-01-25 ㅣ No.2089

 

                 일병의 편지"

 

나이로 인해 남을 부르는 호칭이 달라지는 사람 중에 국방을

 

지키는 군인들의 호칭이 있습니다.

 

국군 장병 아저씨, 아저씨란 호칭을 우선으로부터 군인이 된

 

친구에게, 다음으로 부르는 호칭이 조금 아랫사람들에게 부를

 

수 있는 호칭으로 이젠 아들들에게 라는 호칭을 불러도 될 정도

 

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친구들과 모여 이야기를 하다 아들을 군대를 보낸 친구들의 말에

 

"이제 우리나라 국방은 우리 아가들이 지킨다"해서 웃었습니다.

 

지원하면 여자 군인도 할수있지만 여자이기 때문에 국방의 의무

 

가 없어서 군인들의 세계는 남자 셋만 모이면 나오는 군대시절

 

축구했던 이야기가 주 레파토리라고 하니 곁에서 얻어들은 이야

 

기도 많습니다.

 

그런데 누가 들려준 군인 이야기가 군대는 안, 못 갔어도 공감이 가는 이야기가 있더라구요.

 

"전 93년에 제대한 예비군에서도 고참급인 사람입니다.

 

옛 생각이 나네요.. 제가 신병때 왕고참부터 제대하던 날 갓

 

온 신병들까지 만난 군인이 총 200명이 넘죠 우리 중대에서만...

 

그 200명들 중 애인이 제대 할 때까지 남아있던 사람은 한 손으

 

로 꼽고도 남습니다.

 

슬픈 얘기죠 나머진 다 한번쯤 가슴이 아팠던 경험을 가진 겁니다.

 

여러 숙녀 분 들.. 잘 기억해 주세요 그것들도 사람이고 감정

 

이 있습니다.

 

아니 그곳에 있기에 더 풍부하고 약한 감정을 가진 불쌍한 놈들

 

입니다.

 

강해 보이죠.. 실제로도 강해요! 하지만 그건 육체적인 얘기고

 

가슴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옛 얘기 좀 할까요..? 고무신 사건을 요.. 특별한 사람 꺼

 

말고 총체적으로요.

 

고무신 사건은 다 비슷해요 ...

 

신병이 옵니다. 그러면 고참들이 항상 묻죠.

 

"야 너 애인 있냐?"

 

거의 다 있다는 대답입니다 ..

 

전 이런 얘길 주로 해줬죠.

 

"마음 단단히 먹어 둬라 네 애인이 꼭 그럴 거라는 얘긴 아니지

 

만 여지껏 내 경험엔 대부분 없어진다. 너한테는 세상에 여자

 

가 그 사람밖엔 없을 테지만 그 여자에겐 너말고도 멋진 놈들

 

이 주변에 많을 테니까 그리고 앞으로 3년이 네겐 멈춘 시간이

 

지만 그녀에겐 생생히 살아 있는 거니까" 라고요..

 

고참 말이니까 "예 알겠습니다."

 

해도요 다들 속으론 나만은... 하고 있는 거 저도 다 알죠.

 

하지만 일단 얘긴 꼭 했습니다.

 

잔인하다고요? 그렇지 않아요. 아니 않았었죠..

 

실제로 제 말이 대부분 맞았으니까요.

 

시간이 지나서 그 신병이 일병쯤 되고 첫 휴가 갑니다(요즘은

 

달라졌는지 모르지만 제땐 이게 일반적이었죠)

 

갈땐 애인 볼 생각에 신나게 가지만 복귀할 땐 백에 구십오 이상

 

은 얼굴이 굳어 옵니다.

 

그 날밤에 그중 하나와 경계근무 나가면 평소엔 얘기도 잘 하

 

던 놈들이 말이 없습니다.

 

달보고 한숨쉬는 디자인이 그중 제일 흔쵸...

 

말 안 해도 대충 스토리 빤합니다.

 

직접적으로 헤어지자 했거나 연락이 안되던가 새 남자 생겼던가 뭐 이런거죠...

 

안 믿어도 됩니다만 그럴 때 이렇게 했습니다.

 

"울고 싶나?"

 

"아닙니다"

 

"울어도 빠졌다고 안 할 테니까 울어라 실컷 울고 내일 아침부

 

터는 잊자 그리고 내일 나하고 얼굴 마주칠 땐 웃어봐라."

 

하면 우는 애들 많습니다. 엉엉 우는 놈은 없지만 달 보면서

 

눈물만 흘립니다 ...

 

그 모습 보면 그 여자들 이 밉습니다. 얼굴도 잘 모르지만,

 

나하고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이지만 진짜 밉습니다.

 

나는 갈구고 구박할지언정 내 후임, 내 새끼거든요.

 

넋두립니다. 이게 저와 군에 있던 또 지금 군에 있는 혹은

 

곧 갈 군인들의 한 모습입니다.

 

꼭 그래달라고는 못하겠습니다만, 어렵지 않다면 기다려 주십시오.

 

말 그대로 지금 그에게 당신은 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하고 아름

 

다운, 그리고 가장 그리운 사람이고 이름입니다.

 

휴가 나온 애인이 별로 안 멋있죠?

 

다른 놈들이 더 멋있을 수도 있습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건 다 그놈의 군복 탓이지 당신의 애인이 못나서가 아닙니다.

 

주변에 있는 다른 놈들, 그넘 들 잡아다 군복 입히고 이등병

 

마크 붙여놓으면 그만도 못합니다.

 

만일 그래도 그 넘이 멋있으면 제가 성을 갈도록 하겠습니다.

 

군에 있는 놈들 무지 힘듭니다. 그놈들 밤에 침낭속 에서 침낭

 

뒤 집어 쓰고 행여 고참이 알세라 후래쉬 조심스럽게 켜고 당신

 

의 사진을 보면서 히~ 하고 바보같이 웃는 불쌍한 놈들입니다.

 

하지만 제 애비 빽이나 돈으로 군대 면제 받는 놈 들 하고는

 

차원이 다른 훌륭한 진짜 남자들입니다.(그런 편법이 아니고

 

어쩔 수 없이 면제된 분들은 열욉니다.)

 

여러 숙녀분들 이 불쌍한 인간들..

 

당신이 아니면 누가 지켜주겠습니까? 부디 당신의 애인을 잘

 

지켜 주시길 바랍니다 그러시면 그들은 더욱 강한 군인이 될 겁니다.

 

두서 없는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 애인의 옛 전우로부터.... "

 

이 말을 듣고 혼자 웃었습니다..

 

왜 ? 찔리는게 있냐구요? 저 역시 전과가 있었다고 제 입으로 말할수는 없지요.. 후후

 

군대간 친구에게 위문편지 한 통 안 보낸 여자 어디 있겠습니까...

 

군인들은 무조껀 용감하고 씩씩해야 한다는 생각이 늘 머리에 있습니다.

 

그런데 원목실로 온 한 통의 편지에 아 ..

 

군인 들고 군복 속에 애인 사진 감추고 있듯이 마음속에

 

사연하나 가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고무신 거꾸로 신어 도망이라도 가면 이렇게 마음 아프

 

지 않을꺼라는 생각도 들더구요.

 

만나진 못해도 어느 하늘 아래 함께 숨쉬고 살아간다는 것 만으

 

로도 위로가 될테니까요..

 

그렇지 못하고 아주 먼 곳으로 보내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상황이고 보면 늘 가슴에 남아 있기 마련일겁니다.

 

영화 속이나 소설 속의 여주인공처럼 여자 친구가 백혈병으로

 

저 하늘 나라로 간 육군 일병의 편지였습니다.

 

" 안녕하십니까?

 

저는 강원도 고성에 군복무중인 군인입니다.

 

이 편지를 받아 보시는 간호사 분이나 의사 선생님 , 병원

 

관계자 여러분께 부탁드리고 싶은 있어 무작정 글을 올립니다.

 

부탁의 내용은 힘들게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어린이 환자 ,

 

형편이 어려워 치료도 제대로 못하는 분 들게 조금이나마 도움

 

을 주고 싶어서 제게 기회를 주셨으면 하는 부탁입니다.

 

사연인즉, 前(전)에 사랑하는 이가 있었는데 백혈병으로 너무

 

아프기 기만 하다가 멀리 떠나 가버렸습니다.

 

군에 온지 벌써 10개월이란 시간이 지나갔는데 요즈음에 그

 

사람이 자꾸 꿈에 나타납니다.

 

그때 하도 한이 되어서인지 지금의 군복무 기간에도 제약받는

 

군 생활에 적응하면서 하루하루 지내는 것이 아무 의미없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제가 할 수 있을 무언가를 찾고 싶습니다.

 

도와주세요.

 

아직 이등병이라 한달 월급 이 얼마 안되지만 10.900원이라는

 

돈이 무슨 도움이 되겠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진짜 부끄러울

 

정도로 적은 액수지만 병원비 나 약값이 안되면 아픈 아이들

 

간식비 라도 써주세요.

 

최대한 도와 줄 수 있는 날까지,

 

 제가 제대하는 날까지, 그 후에라도 계속 돕겠습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부탁드리겠습니다.

 

힘드시지만 아픈 사람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주세요.

 

일병 송승훈

 

 맨날 스무살인줄 알고 내가 스무살이 된다면 하는 시를 읊고 다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사십이 넘은 여자들 엄마 나이 아줌마 나이인 여자들 은 뭘 생각하며 뭐 하며 살까하는 엉뚱한 생각도 한적이 있구요.

 

 어제 조카들이 와서 서로 컴퓨터를 차지 하겠다고 싸우는 통에 시동생이 걱정을 하면서

 

 형인 남편에게 하소연을 하더라구요.

 

 " 형 미치겠어! 아이들이 컴에 만 매달려 있으니...

 

 형 왈! 야 넌 아이들만 그러지 우린 어부인까지 그런다!

 

 넌 행복한지 알아..

 

 아침 일찍 일어나 식구들 잠 깰세라 몰래....

 

 참 운명을 바꾸는 일이 기도와 웃는 얼굴과 남에게 베푸는 보시, 덕이라는데 요즘 기도 생활을 너무 게으러 운명이 바뀔려나 모르것어요.

 

 그냥 생긴데로 살아야 하는지...

 

 주님! 저 조그만 놀다 갈께요가 한 반년이 흘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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