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8월 1일 휴가 두번째 날

인쇄

김요셉피나 [xone2] 쪽지 캡슐

2003-08-02 ㅣ No.5204

 

 무엇이든 다시  시작해도 좋을 8월의 첫 날!

 

 산에 올랐습니다.  

 

 북한산을 향해 걸었지요.

 

 "올라 갔다가 그냥 내려오고 말 길을 왜 목숨 걸고 오르려 할까.......

 

 이것은 우리가 사는 삶의 세계의 본질적인 수수께끼와 맞 닿는게 아닐까?

 

 산 오르기는 일종의 수도 행위이다.." 라는 글을 어디에서 보곤 늘 마음에 담고

 

 있는 글이 되었지요.

 

 집 앞에서 지하철 6호선을 타면 시간 반 정도에 독바위 역에 도착하게 됩니다.

 

 독바위란 지명은  인조  반정때 화살을 맞을 뻔한 사람이 바위 때문에 목숨을 구하곤

 

" 득을 보았다" 해서 득 바위란 이름이 생겼는데 득~ 이 독으로 변했다합니다.

 

 지하 6층 정도에 에스카레이터를 5번 정도 타고 올라와야  지상인 깊고 깊은 지하철 역.

 

깊은 지하 에서 나와 하늘을 바라보면 어디에서 본 하늘보다 더 푸르게 느껴지는 역.

 

그곳. 독 바위역!

 

여름 풀 벌레도 높은 곳에 오르긴 싫은지 벌레소린 산 아래에서 만 들을 수 있고

 

중턱 이후 부턴  새소리만 들릴 뿐 벌레들의 향연은 들을수 없습니다.

 

매미가 때론 쉼표를 찍으며 짧게 엠, 엥. (맴이 아니라 엠. 엥. 으로 들리더군요)울고

 

마냥 걸으면  온 몸에 땀이 송글송글 맺습니다.

 

 집에서 준비해 가지고 간 간식으로 쉬는 장소마다 풀어 먹으면 집에선 천덕꾸러기였던

 

 토마토, 현미 찹쌀떡도 진미 랍니다.

 

 산은

 

 매번 와도 매번 다른 얼굴을 선 보입니다.

 

새싹이 돋아 날때의 얼굴은 애띤 소년의 얼굴이고 푸르름이 절정인 지금은

 

마치도 황후의 계절 같고 단풍이 지는 가을, 눈 내리는 길.... 산은 매번 올때마다

 

같은 얼굴인 적이없었습니다.

 

아 ......

 

이 길이였지....이 길이였는데 ..하면서 달라진 모습에 길을 꼭꼭  새겨가며 걷습니다.

 

벌레소리. 새 소리. 바람 소리.와 벗 삼아한발 한발 내 딛는 침묵의 길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줍니다.

 

"자연스럽게~~~~~ 이 말처럼  풀 나무 바람 등등 자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는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란 단어가 나왔고....

 

 살림을 잘해야해..... 여자는 집에서 모든 것을 살리는 작업...

 

남편과 아이들의 기를 살리고 쌀을 씻어 밥을 만들어 (살리고) 푸성귀를 반찬으로 변화

 

(살리고) .......살리고 ..... 살리고....살림!

 

 살아간다가 살다죽는다 의 준말이고, 자살 하려는 사람이 입으로 자살자살자살하다보니

 

꺼구로 살자가 되더라는 말이며  이런 별난 생각 쓰잘데기 없는 생각까지  떠오르게 하는

 

곳이 산 인것 같습니다.

 

한때는  시를 마음으로 읊으며 걷기도 했고 아기똥풀꽃이면 팥배나무 꽃을

 

한번쯤 쓰다듬어 주며 걷기도 했는데 요즘엔 마음속에 한분이 살아 나를 생각으로

 

이끌어 줍니다.

 

힘든 산이 힘들지 않고 지루한 시간도 그분을 생각하면 시간이 부족하게 생각되고

 

그 분을 생각하면 늘 희망과 밝음 .

 

언제나 "너 지금 바로 가고 있니?"하고 질문도 던져주는 분,

 

한때는 의심 많은 토마처럼 나도 믿음보다 내가 눈으로 직접 봐야 믿는 확신을 바랬고

 

 잘 알지  못하여 풍문으로 만 알게 되었고 그래서 무척이나 알고자 했지만 모르고

 

믿고 확신하는것도 행복한 일이라기에 믿으려고 노력을 .........

 

좋은 찻집에서나 음식점에서나... 거리에서나, 내가 잘가는 병원에서나.

 

극장에서나..... 언제나 곁에와 말 걸어주는 분.

 

그래서 때론 정신병 환자처럼 독백으로 나를 중얼거리게 하는 분.

 

마음 한자리 그 분이 항상 계십니다.

 

여름 해가 길다는 이유로 늦은 한시에 시작한 산행 6시가 되어 하산을 하고

 

돌아 오는 길 차안에서도 그 분은 항상 내곁에서 나에게 수도 없이 말을 걸어왔습니다.

 

"잘 가고 있는거야?  잘 해야해!  등에 손을 올려놓고 나에게 말을 해주었습니다.

 

산은 늘 말이 없고 침묵하게 하지만 마음의 말들은 끝도 없는 수다쟁이로

 

 만들어 놓습니다.

 

휴가 삼일 오늘은 경희궁과 덕수궁으로 행차!!!!

 

 



72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