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쓰기 느낌 나누기

[묵상] "너 어디 있느냐?" (창세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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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현숙 [mhstina] 쪽지 캡슐

2007-11-10 ㅣ No.1146

집을 나서다가 문득 아파트 마당에 떨어진 나뭇잎을 보니 

그 색깔이 얼마나 곱던지, 몇 개 주워서 책갈피에 잘 넣어 두었습니다.

밤새 나무 위에 단풍물을 예쁘게 얹어 주신 그분께 감사드리면서.....

아름다운 모습으로 한 철 마감하는 낙엽들이

우리 삶의 한부분을 생각나게 했습니다.

몇 해전 피정집(말씀의 집)에 갔을 때

문을 열고 들어가니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말씀이 있었습니다.

 "너 어디 있느냐?"

마치 돌아온 탕자처럼 느껴지게 했던 말씀이었습니다.

 

어제 말기 암 환자들을 위한 시설인 "성모꽃마을"에 방문을 갔습니다.

침대에 누워 생의 마지막을 기다리는 그분들 모습에

아까 보았던 낙엽이 겹쳐져 보였습니다.

시한부의 삶을 사시는 분들이 어디 그분들뿐이겠습니까?

우리의 남은 시간도 역시 제한되어 있지만

단지 그리 긴박하지 않다는 것 외엔 별반 다를 것도 없는 일,

아름다움이란 눈에 보이는 겉모습이 아니라

감추어진 내면의 진솔함일 것입니다.

모든 것을 내맡긴 기다림의 시간 중에 오히려 숭고함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생의 어디쯤에 있을까요? 

그분께서 찾으실 때, 과연 나는 어디에 있었을까요?

내 발걸음을 인도하시는 그분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너 어디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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