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양동성당 게시판

비가 그치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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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boyne] 쪽지 캡슐

2000-08-27 ㅣ No.1585

 

그는 장엄하게 빗속 음울한 나무들 사이에서 노래를 읊조린다

 

산등성이 숲 위로 벌써 떨리는 갈색으로 바람이 분다

 

친구들이여, 가을이 가까이 왔네, 그는 벌써 숨어서 숲속을 들여다 보고 있네

 

텅 비고 굳어버린 들판은 새들만이 찾아간다

 

그러나 남쪽 비탈에서는 포도가 파랗게 익어간다

 

포도는 은총 가득한 품에 열정과 은밀한 위안을 숨기고 잇다

 

오래지 않아, 오늘은 생기잇고 푸르른 모든 것들이

 

창백해지고 추위에 떨며 안개와 눈 속에 죽어갈 것이다

 

오직 몸을 데워주는 포도주와 식탁 위에서 웃음짓는 사과만이

 

햇빛 찬란하던 여름날들의 반짝임으로 작열할 것이다

 

그렇게 우리의 감각이 머뭇거리며 늙어가는 겨울

 

나는 따듯한 잉걸불과 즐거운 추억에 감사하며 포도주를 맛본다

 

흘러간 날들의 향연이며 친구들은 사라지고

 

가슴속에 침묵하는 춤 사이로 영혼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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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헷세의 "나무들"이란 책에 나와 있는 시~

 

 늦은 장마비처럼 서럽게 울던 하늘이 소리 없는 번개를 보여줍니다....

 

 무에 그리 서러운지....

 

 가을이 다가옵니다.  

 

 모두들 주님 안에 사랑 준비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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