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계동성당 자유게시판 : 붓가는대로 마우스 가는대로 적어보세요

[스크랩] 부활절의 날짜가 매년 변하는 이유

인쇄

김윤홍 [clemenskim] 쪽지 캡슐

2008-03-09 ㅣ No.6391

부활절의 날짜가 매년 변하는 이유

 
부활절이 이제 드디어 2주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한국에서는 부활절이 공휴일이 아니지만, 외국에 거주하는 직장인들에게는 부활절이 상당히 중요한 까닭이, 꼭 종교적인 이유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연중 가장 괜찮은 (?) 연휴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주말을 끼고선 앞뒤로 Good Friday (부활절 바로 앞 금요일), Easter Monday (부활절후 바로 첫 월요일) 휴무를 하게 됩니다.  좋은 (?) 직장이라면 부활절연휴에 이어 화요일도 공짜로 (?) 놀게 해주며, 안쓰고 모아 놓은 휴가가 있다면, 수,목,금 3일까지 연짱으로 휴가를 내면, 무려 열흘을 딩가딩가 할 수 있게 됩니다.  개인휴가는 단지 3일만 쓰되, 3배의 효과가 되어 돌아오는 것이죠.

매년 바뀌는 부활절 날짜

그런데 이 부활절의 날짜는 매년 변하는데, 올해는 유독 이른 날짜가 되어 의아하게 생각하시는 분도 많을 겁니다.  저역시 부활절은 보통4월중에 정해진다고 생각해왔는데, 좀 알아보니 그것보다는 훨씬 복잡한, 역사와도 관계가 있는, 셈법이 있더군요.  이를테면 컴퓨투스 (computus) 라는, 교회에서 쓰여지는 계산테이블이 따로있으며, 또 역사적으로 가우스를 비롯한 여러 수학자들이 부활절의 날짜를 계산해내는 알고리즘을 연구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또 동방정교회에서는 통상적으로 수용되는 부활절의 날짜와 다른 날에 부활절을 기념한답니다.  그냥 간단히 말씀 드리면, 부활절은 3월22일과 4월25일사이에 큰 폭의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래표를 보시면, 3월23일에 부활절을 지내는 것이 얼마나 희귀한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아래표는 570만년동안 부활절이 언제 지내게 되는 지를 표로 나타낸 것입니다. 570만년동안 3월22일에 부활절을 지내는 날은 0.5%에 불과하고, 23일이라고 해도 1%에 불과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570만년간의 부활절의 변동폭 - 상당하죠?

부활절을 어떻게 계산하죠?

부활절에 조금 관심을 기울이신 분들도 ‘부활절이란 춘분이후 첫 보름달이 뜬날의 바로 다음 일요일’로 계산을 하면 된다고 생각하십니다만, 이 계산법은 사실 실제와는 약간 다릅니다.  물론 이 계산은 325년, 니케아공의회가 열린 해에는 정확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갈 수록 위의 계산법은 정확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율리우스력으로 따진 부활절

그 이유는, 니케아공회에서는 기준점이 춘분이 아닌, ‘파스칼보름달’ (Paschal full moon) 이 기준으로써, 파스칼보름달의 바로 다음의 일요일을 부활절로 지내도록 의결했기 때문입니다.  또 이 파스칼보름달이라는 기준은 325년 당시 천문학자들이 미래에 있을 보름달을 계산해서 만든 테이블, 즉 ‘교회보름달’(Ecclesiastical Full Moon) 을 기준으로 두었다고 합니다. (휴-_-) 따라서 실제 천체의 움직임과는 연관성이 없으며, 그 당시 사람들이 예측해서 만든 테이블에 따라 날짜가 바뀌게 됩니다.  파스칼보름달은 언제나 3월20일 다음의 첫 교회보름달이며, 325년은 마침 3월20일이 춘분과 일치한 해라고 합니다.  좀 복잡하죠?

파스칼보름달은 실제 보름달에서 최대 2일정도의 오차가 있다고 하며, 천체와 연계되었을 때 3월21일부터 4월18일 사이에 변동이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서방교회에서는 부활절의 날짜가 3월22일에서 4월25일 사이로 변동이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서방교회 (Western church) 와 동방정교회 (Eastern Orthodox church)의 날짜가 다른 이유

서방교회는 그레고리안 달력을 사용하여 부활절을 계산하지만, 동방정교회는 율리우스 달력을 사용하며, 서로 다른 달력을 사용했기 때문에 서로 다른 날을 부활절로 기념을 하게 된 것입니다.  또한 부활절과 부활절을 기준으로 이뤄지는 교회의 다른 중요한 날들은 그레고리안력이나 율리우스력이나 날짜가 정해져있지 않으며 매번 변동하게 됩니다. 율리우스력은 정확도가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325년을 기준으로 율리우스력을 이용하여 계산한다면 현대의 날짜와 13일이 차이가 나서 4월3일전에는 부활절이 돌아올 수 없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니케아공의회후에 동방정교회에서는 예수의 부활이 유태인의 유월절후에 있었다는 전통을 고수하여 항상 유월절후 첫 일요일을 부활절로 지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유월절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19년을 주기로 하는 다른 방법을 개발해냈다고 합니다.  서방교회의 주기는 84년이라고 합니다.  이렇듯 교회역사의 초기부터 부활절의 정확한 날짜에 대해서는 많은 논쟁이 있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당시 예수님의 추종자들이 그의 부활에 대한 기록을 제대로 남기지 못한 탓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부활절에 관한 몇가지 재미있는 사실

  • 서방교회에서는 부활절은 3월22일에서 4월25일 사이로 정해집니다.
  • 동방정교회에서는 4월4일과 5월8일 사이로 정해집니다.
  • 올해 동방정교회의 부활절은 4월27일이며, 마지막으로 이 날짜가 동방정교회의 부활절이었던 해는 5년전인 2003년이지만, 다음 4월27일의 부활절은 2087년이랍니다.
  • 올해 서방교회의 부활절은 3월23일로써, 서방교회에서 부활절로 정할 수 있는 날중 가장 이른 날인 3월22일과 불과 하루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 마지막으로 이 날짜가 부활절이었던 해는 1913년으로써, 95년전이었습니다.  다음으로 이 날짜가 부활절로 정해질 해는 2160년으로, 지금부터152년후가 됩니다.
  • 마지막으로 3월22일이 부활절이었던 해는 1818년이었으며, 다음은 2285년입니다.


47 1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