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성당 게시판

기다림의 행복

인쇄

이인화 [ilee] 쪽지 캡슐

2000-03-15 ㅣ No.2590

+찬미예수님...

 

기다림의 행복을 느끼게 해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교사들이라면 이 노래가 무슨 노래인지 알거예요.

저저번 성탄 예술제에 우리 유치부 아이들이 이쁘게 수화와 함께 발표했던

당신을 향한 노래랍니다.

다른 계시판에서 글을 읽는데 갑자기 이 노래가 나오는 것이예요

그래서 대낮부터 추억에 잠기어 오랫만에 이렇게 이쁘게 바탕도 깔고 노래도 넣고..

 

그 때 제가 가르쳐 주던 아이들이 벌써 이번에 일학년이 되는 것 같아요. 잘 안되는 동작들을 잘하려고 조그마한 손과 발로 열심히 따라하던 아이들.. 가사도 모르면서 따라 부르려고 노력하던 조그마한 그 입들이 오늘따라 왜이리 보고싶은지 모르겠네요.

 

선생님 중에서 유치원 선생님이 젤로 안됐다고 하더라고요 아이들이 너무 여러서 커서 기억을 못한다고. 이뻐해 봤자 소용없다고요. 근데요 방학마다 성당에 가면 절 반겨주는 울 꼬나 얘들을 생각하면.... 글쎄요...

 

가면 번번이 일학년을 맡겠되었어요. 작년에요.. 운 좋게 여름신앙학교 일학년 교리도 제가 하게 되었구요. 이번 겨울에 나가 아이들과 함께 성탄도 보내고 즐겁게 보냈어요.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기 바루 전주던가 일학년 꼬마 얘가 미사 시간에 살며시 바지를 잡더니 묻더군요. 선생님 또 어디 멀리가요? 그럼 담 봄방학에 오세요? 정말 맘에 와서 꽉 박히는 것이.. 그래서 살포시 웃으면서 봄방학말고 담 방학에 하고 말을 해줬는더니 다시 웃으면서 그럼 담 방학에는요 이학년으로 오세요 하고  말하더라고요. 얼마나 행복하던지.. 아마도 전 아이들에게 방학마다 뽕 하고 나타나는 선생님으로 새겨저 있나봐요. 근데 그렇게라도 절 기억 속에 간직해 준다면 전 더이상 바랄 것이 없네요.

 

누군가 절 기다려 준다는 사실이 넘도 행복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말 정말 안듣다가 가끔씩 잘 듣는 아이들, 옷 입혀줬더니 감사합니다 하고 빰에 뽀뽀해 주는 아이들, 쑥쓰러워서 괜시리 옆에 와 뚝뚝 치고 가는 고학년 아이들.. 다들 보고싶네요. 그리고 항상  그 아이들을 챵겨주시는 우리 교사단들 그리고 신부님, 수녀님 모두 보고싶습니다.

 

이렇게 그리움이 많다는 사실이 오늘따라 행복합니다. 그만큼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많고 그 사람들이 제게 힘이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오랫만에 들어와 또 횡설수설 하고 나가는 인화였습니다.



56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