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동성당 게시판

"9월29일 성 라파엘 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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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국길 [fcan] 쪽지 캡슐

2003-09-29 ㅣ No.2597

9월29일 성 라파엘 대천사♬Abide with me


 Tobias with the Angel Raphael-PERUGINO, Pietro
1500-05.Oil and tempera on wood, 113,3 x 56,5 cm.National Gallery, London

 축일 : 9월 29일
성 라파엘 대천사
St. Raphael the Archangel
San Raffaele Arcangelo
Raphael=God has healed or Healer of God

 교회는 천사들의 존재를 신앙 교리로 선언(제4차 라테라노 공의회, 제1차 바티칸 공의회)하였지만,
천사에 대한 학자들의 여러 학설에 대하여 어떠한 유권적 결정을 내린 일은 없다.
다만 교회는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천사의 이름 외에 다른 이름들을 사용하는 것을 금하였고,
오늘의 축일과 수호 천사 기념일(10월 2일)을 제정하여 천사 공경을 권하고 있다.

 천사는 하느님으로부터 창조된 피조물로서
하느님을 모시고 하느님을 찬양하며 종종
하느님으로부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 천상의 메신저로 종종 파견된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감각의 대상인 이 세상과
우리의 감각을 초월하는 영의 세계도 창조하셨다는 것을 일깨워주며 교회는 천사의 존재를 신앙교리로 선언하였다.

 성서에 의하면 천사는 하느님의 사자들이요,
하느님으로부터 나오는 능력들이며, 하느님을 섬기는 영적인 존재들이다(히브 1,14).
성경은 자주 이들을 인간의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성경에 나오는 천사 이야기는 모두가 하느님께서 갖가지 모양으로 우리에게 관심을 쏟고 계시다는 진리를 내포하고 있다.

미카엘 천사는 교회가 전례에서 공경하는 세 분의 천사 중의 한 분인데,
구약과 신약에서 각각 두 번 언급되었으며, ’누가 하느님과 같은가’라는 뜻을 지녔다.
미카엘 천사는 주로 천상 군대의 장수, 악에 대한 수호가, 임종자의 수호자로 등장한다.

가브리엘은 ’하느님의 힘’이란 뜻이며,
다니엘이 본 환시와 예언을 설명해 준 대천사이며, 즈가리아와 마리아에게 각각 탄생을 알린 하느님의 사자이다.

 그리고 라파엘은 ’하느님의 치유’라는 뜻이며, 토비아를 위해 파견된 천사이며,
맹인들의 수호천사로 큰 공경을 받고 있다.
비록 교회가 천사들의 존재를 신앙 교리로 선언했지만 위의 세 천사 외에 다른 이름들을 사용하는 것을 금하는데,
그것은 여러 가지 학설들이 있기 때문인듯 하다.




 라파엘 천사는 성서중 토비트서에서만 나온다.
주님 앞에 서 있는(토비트 12,12-15) 일곱 대천사 중의 한분인 라파엘 대천사는 토비아와 사라를 위하여 하느님에 의하여 파견되었다.
히브리 말로 라파엘은 "하느님이 치유하신다,하느님이 고쳐주셨다."는 뜻이고, 이 땅을 "치유하는" 천사로 알려져 있다.
요한 복음 5장 1절에서 4절을 보면,
"이따금 주님의 천사가 그 못에 내려 와 물을 휘젓곤 하였는데,
물이 움직을 때에 맨먼저 못에 들어 가는 사람은 무슨 병이라도 다 나았다"고 한다.
이 구절에서 "주님의 천사"는 라파엘 대천사이다.




토비트와 사라의 기도를 들어주라는 하느님의 명을 받들어 사라의 결혼을 주선해 주고 토비트의 눈을 뜨게 한다.
하늘로 돌아가기전에 라파엘은 자신의 영광스러운 주님을 시중드는 일곱 천사중의 하나라고 알려준다.
라파엘 천사는 맹인의 수호천사이다.



 Raphael and Tobias (on the pillar)-GOZZOLI, Benozzo
1464-65.Fresco.Apsidal chapel, Sant’Agostino, San Gimignano

 완전한 신령(神靈)이신 모든 천사들의 불가사의하고도 위대한 움직임에 관해서는 성서에 여러 가지 사실이 기록되어 있으나,
그 이름을 명백히 밝힌 천사는 다만 세 분으로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과 성 라파엘 뿐이다.


우리가 이미 아는 바와 같이, 천사들에게는 특별히 우리 인간을 수호하는 임무가 있는데,
그에 대해 성서상 가장 세밀히 기록되어 있는 것은 단지 성 라파엘 대천사에 관한 것 뿐이며,
이에 대한 사적을 잘 읽으면 누구든지 수호 천사께 대한 신뢰심을 견고히 하는 동시에 성 라파엘 대천사에 대한 존경심을 깊게 할 것이다.

기원 전 722년, 아시리아의 포로로 그 수도 니느웨에 연행된 유다인 중에 토비트라는 의인이 있었다.
매우 열심한 신심가며 자비심이 두텁고, 곤경에 빠진 사람을 보면 아무라도 그대로 보고 지나가지 못하는 사람이었으므로
이교인들도 그를 유덕(有德)한 위인으로 크게 존경했다.

아시리아에 포로가 된 유다인들은 처음엔 별로 압박도 받지 않았고 비교적 자유롭게 지냈으나 수년이 경과한 후
산혜립 왕은 차츰 박해를 가하고 때로는 많은 사람을 학살했다.
그때 토비트는 그 희생자들의 시체를 밤에 몰래 매장하다가 결국 왕의 노여움을 사서 피신할 수 밖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그는 눈까지 멀게 되어 집안 살림은 말이 아니었다.
그래서 멀리 메대 지방 라게스 읍에 사는 친척에게 자기 아들 토비아를 보내어 전에 빌려준 돈을 받아 오도록 했다.
그러나 토비아는 한 번도 라게그에 가 본 일이 없는 소년으로 그곳이 어디에 붙었는지 조차 알 길이 없어 실로 난처한 일이었다.



토비아는 밖으로 나가서 메대로 가는 길을 잘 알뿐만 아니라 자기와 함께 가 줄 사람을 찾아보았다.
그러던 중 그는 어떤 사람을 만났는데 그가 하느님의 천사인 줄은 몰랐다.
토비아가 그 사람에게 "당신은 어디서 오셨습니까?"하고 묻자
"나는 당신의 동족 이스라엘 사람으로서 여기 일자리를 찾아 왔습니다."하고 대답했다.
토비아가 다시 "당신은 메대로 가는 길을 잘 아십니까?"하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알고말고요. 거기 여러 번 가 보았습니다. 그리로 가는 길이라면 안 가 본 길이 없어서 모두 다 잘 알지요."하고 대답하므로
토비아는 속으로 기뻐하며, 그곳에 가려는데 길을 모르니 좀 데려다 주기를 청했다.
그 사람은 쾌히 승낙했는데, 이 사람이 라파엘 대천사임은 아무도 몰랐다.
이렇게 토비아는 그와 함께 여행을 떠났는데, 도중 여러가지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티그리스 강변에 다다랐을 때였다.토비아가 발을 씻으려고 물 가에 내려 갔을 때에
커다란 물고기가 물에서 뛰어 올라 토비아의 발을 잘라서 먹으려고 했다.
새파랗게 놀라 그는 소리를 질렀다. 그때 그 사람이 소년에게
"그 물고기를 놓치지 말고 붙잡아라"하고 말해서 토비아는 그 물고기를 붙잡아 가지고 뭍으로 끌어 올려 위험을 모면했다.
그러자 그 사람은 토비아를 시켜 물고기의 배를 갈라서 쓸개와 염통과 간은 잘 보관하고 나머지 내장은 다 버리게 했다.
나중에 그 물고기의 염통과 간은 악마를 퇴치하는 데 쓰였다.

그 후 그사람은 토비아에게 라구엘의 딸 사라를 아내로 맞이하기를 권했다.
사라는 일곱 번 결혼했으나 일곱 번 모두 남편이 죽어 과부가 되었으므로 그 지방에서는 귀신 들린자,
혹은 남편을 잡아먹는 요부니 하는 좋지 못한 평판이 있는 여인으로, 토비아도 언짢게 여겨 주저했다.
그러자 그 사람은 "내 말을 잘 들어라. 그 귀신에 대해서는 아무 염려 말고 사라와 결혼하도록 해라.
틀림없이 오늘밤에 그 여자가 네 아내가 될 것이다. 네가 신방에 들어가게 되면 그 물고기의 간과 염통을 꺼내어 향불 위에 올려놓아 냄새를 피우도록 하여라.
그러면 귀신이 그 냄새를 맡고 달아나서 다시는 그 여자 곁에 얼씬도 하지 않을 것이다. 네가 그 여자와 동침하려 할 때에 우선 둘이서 함께 일어나
하늘에 계신 주님께 기도를 드리며 자비와 구원을 베풀어 주시기를 간구하여라." 토비아는 그 말대로 했던 바, 과연 아무 탈이 없었고, 훌륭한 아내를 얻었다.
그 사람은 토비아를 다른 일로도 많이 도와 주었다.
토비아가 혼인 잔치를 하는 동안 손수 메대의 라게스에 가서 돈을 받아오고 토비아 부부를 니느웨까지 데려다 주었다.



그의 집에서는 장님인 아버지가 아들이 돌아옴을 고대하고 있었다.
노모는 매일 집 근처 언덕에 올라가 아들의 모습이 보이지나 않아 하고 돌아오는 길만을 바라보며 날을 보냈다.
그러는 동안 하루는 그토록 기다렸던 그리운 아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를 본 노모는 뛰어가 영감께 소식을 알리고 두 노인이 마중 나와 그립던 아들을 껴안고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그리고 토비아는 미리 그 사람이 가르쳐 준대로 물고기의 쓸개를 꺼내어 아버지의 눈에 발라 드린 다음 양손으로 아버지의 눈의 구석에서부터 흰막을 벗져 내었다.
그때 신기하게도 아버지의 눈이 열려 전보다도 좋은 시력으로 회복했다. 모두는 기쁨에 넘쳐 소리 높이 하느님을 찬양했다.



토비아는 그 사람에게 여행 도중에 받은 여러 가지 두터운 은혜를 깊이 감사하며,그 인사로 받아온 돈의 절반을 주려고 했다.
그러자 라파엘은 토비트와 토비아를 불러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이제 두 분에게 아무것도 숨기지 않고 사실을 다 말씀드리겠습니다.
나는 영광스런 주님을 시중드는 일곱천사 중의 하나인 라파엘입니다."

이 말을 들은 두 사람은 당황하다 못해 겁에 질려 그 천사 앞에 엎드렸다. 그러나 라파엘 대천사는 그들을 위로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두려워하지 말고 안심하시오. 영원토록 하느님을 찬양하시오.
내가 당신들과 함께 있었지만 그것은 하느님께서 시키셔서 한 것이고 나 자신의 호의에서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니 언제나 당신들의 찬양과 찬미를 받으실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이 말을 남기고 하늘로 올라갔다. 토비트와 토비아는 하느님께서 당신의 천사를 보내시어 그 놀라운 일들을 보여 주신 데 대하여
찬양과 찬미와 감사를 드리고 그 후부터는 더욱 경건하게 올바른 생활로 사람들의 모범이 되었다.

라파엘이라 함은 ’하느님의 묘약’ 혹은 ’하느님의 의사’라는 의미인데 과연 그는 토비아를 위험에서 구하고 사라를 악마의 손에서 구출했다.
또한 토비트의 눈을 뜨이게 한 것은 명실공히 그 이름에 잘 부합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에서 라파엘을 모든 여행자들의 수호자로 존경하는 것도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토비아 같이 그의 훈계를 잘 듣기만 하면 모든 위험, 더욱이 영신적 위험에서 구원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 Abide with me - Hazell - Anthony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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