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시정 -수락산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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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자 [noans] 쪽지 캡슐

2000-04-08 ㅣ No.1331

4월의 시정

 

유리창을 뚫고 밀려 드는 4월의 햇살은 졸음을 동반하니

문열고 나서자 살갗에 와 닿는 바람 아직은 상큼하네

아이가 가재 잡던 추억을 되뇌니 엄마의 마음은 이미 산에 가있네

때마침 휴일이라 아빠는 차를 몰고 수락산으로 행차하니

살갗부터 내장까지 시원하게 훑어 내린 산바람 맞으며 오르는 길

군데군데 그늘진 곳에 남아있는 4월의 눈을 집어들고 보니

수정보다 더 맑고 다이아몬드 보다 더 빛나네

봄바람에 장단 맞추는 석림사의 풍경소리와 독경소리에

나뭇가지마다 터져 오르려는 잎눈들의 소리 없는 준비는

뒤질 새라 산을 밝힌 산수유 꽃의 아름다움을 능가하네

아직은 손끝 시린 물인지라 아이가 보고픈 가재의 모습은 없어도

계곡물 흐르는 풍경에 엄마만 신이 났네

가다보니 원치 않는 비만 테스트 당하는 바위틈 무난히 지나며 미소 머금고

바윗길 따라 오르는 길섶에 멋진 솔가지 옆으로 드리웠네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 아빠 뒤돌아 보건만

어느 무더운 여름날 다시 찿을때 그늘 드리우면 그만이지

어느새 내 마음은 나의 작은 정원에 이 소나무 옮겨 심었네

오르다 보니 햇살에 달궈진 바위에 거꾸로 누워 찜질하는 자연인들 지나서

바위 밑 샘 앞에 놓인 석조 의자에 비스듬히 앉아

낙엽향 우러난 넉넉한 물 한바가지 들이키니 보약이 따로 없어도

돌멩이만 부딪쳐도 타오를듯 바삭거리는 낙엽 밟으며 돌아서려니  

내려오는 발길에 아쉬움 서려 이 풍경 그대로 내 마음에 실어다가

오는 길에 장에 들려 먹거리와 사람 틈에 이 마음 놓일세라

조심조심 발걸음 옮겨 집으로 돌아왔네

모든 만물을 사람을 위해 만드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또한 나에게도 자연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있음에 감사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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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철 7호선 장암 역에서 오르는 수락산 유원지를 가 보셨나요?

정상까지 왕복 3시간이면 이 아름다운 산을 다녀올 수가 있지요.

제가 보기엔 수락산의 여러 등산 코스 중에서 이곳이 가장 아름답고 산다운 산 같아요.

그중에 물도 가장 많고요 가까우면서도 산을 오르기가 재미있는 길이예요.

 

일단 한번 가 보시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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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요 사순절에 이렇게 나만의 즐거움에 도취해도 되는걸까요?
그러나 전 그저 주님께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우리의 모든것은 주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어림도 없구요 또 진리를 통해서 자유를 주시려는 분이시기에...

그러나 다시 나를 깨는 작업을 시작해야 겠어요.

더 큰 기쁨을 얻기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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