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교동성당 게시판

[love]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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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용 [postpube] 쪽지 캡슐

2000-05-31 ㅣ No.1160

음..제가 한 6살 정도 됐을때 이야기군요..

 

저는 바닷가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았어요

엄마아빠는 1살에 돌아가시구요

저는 할머니가"엄마아빠는 하늘에 잘 계신다"고

애기해서 언제나 바닷가에 앉아서 꽃길을 만들었죠..

엄마아빠가 이꽃길을 보고 하루빨리 더 빨리오시길 기다리면서요..

그러나 동네 아이들은 항상 비웃곤 했죠.

그렇지만 저는 언제나 바닷가에서 꽃길을 만들었어요..

어느날 저는 여느때와 다름 없이 꽃길을 만들고 있었죠.

그런데 한 오빠가 다가와서 말했어요.

"꼬마야 너 여기서 뭐하니?"

저는 그 오빠에게 엄마아빠가 빨리 오게 꽃길은 만든다고 했어요.

그오빠는 씁쓸한 표정으로 제 머리를 쓰다듬고 갔죠.

 

그후,저는 어느덧 고등학생이 되어 고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담임선생님은

남자선생님이라서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어요

"음..너는 할머니와 사는구나.."

저와 선생님은 많은 상담을 했고 저는 선생님을 사랑했어요..그리고

선생님도 저를 사랑해주셨지요...

그래서 졸업을 하자마자 선생님은 저에게 청혼을 했고

저는 서슴치 않고 결혼을 했습니다.

그뒤로 1년간 행복한 날이 계속되었죠..

그러던 어느날 학교를 그만둔 그이가 말했어요

"회사사정으로 1년간 외국으로 나가있게 되었어..기다려 줄 수 있겠니..?"

"물론이죠..1년이고 100년이고 기다릴꺼예요.."

그이가 떠나간 4개월 뒤 아이를 가지게되었죠..

저는 아주 기뻤어요.

병원에서 집으로 오자마자 전화를 하려고 수화기를 드는데 전화가 왔죠..

그이가 불속에 있는 아이를 구출 하려고 불속에 들어갔다가 불길에 휩싸여

죽었다는 전화였습니다...

갑자기 눈앞이 깜깜해지고 살 욕망이 사라졌습니다..

 

 

그후 그이가 가지고 있던 유품이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그 유품중에 특이한 것이 있었죠...

바로 커다란 캠퍼스지에 꽃잎을 여러개 수놓고 그 위에 꽃잎이 썩거나 떨어지는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무슨 스프레이 같은 것이 뿌려져 있었어요..

거기에 그이가 써놓은 글이 붙어있었습니다..

 

to사랑하는 그녀에게

10년전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올라가는 시험에 떨어지고 나 자신을 비관하여

자살을 하려고 어느 바닷가 마을에 간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는 해맑은 눈동자를 지닌 어린아이가 엄마아빠가

하늘에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순수한 마음으로 꽃길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아이를 보고 제자신을 자책하여 다시 돌아와 힘들때마다 그 어린아이를

생각하며 이를 악물고 공부를 열심히 하였고 그 덕분에 고등학교 선생님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에서 그 아이를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이제 내아내간 된 그아이에게

비록 하늘까지 닿는 꽃길이 아니더라도 직접 꽃길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그대여..

 

당신을 영원히 사랑하게 된 반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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