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성당 게시판

당신은 그녀를 사랑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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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향 [suk74] 쪽지 캡슐

2000-05-15 ㅣ No.498

" 당신은 그녀를 사랑하는 겁니다. "

 

 

 

 

시끌벅적한 모임에서 그녀하고만 빠져 나와 잠시 바람을 쐬고 싶다면

 

당신은 그녀를 사랑하는 겁니다.

 

 

 

곁에 있을 때는 별 관심 없는 듯 대해도 막상 있어야 할 곳에

 

그녀가 안보여 자신도 모르게 두리번 거리게 된다면

 

당신은 그녀를 사랑하는 겁니다.

 

 

 

재밌게 얘기해주는 사람은 정작 딴 사람인데 그 얘기 귀로 듣고 있으면서

 

시선만은 웬지 자꾸 그녀에게로 돌아가면

 

당신은 그녀를 사랑하는 겁니다.

 

 

 

이 시간쯤이면 그녀가 잘 들어갔다고 메시지를 남길 때가 되었는데

 

단지 침묵만을 지키고 있는 당신의 삐삐를 바라보며 안절부절 못하는

 

당신을 발견할 때,

 

당신은 그녀를 사랑하는 겁니다.

 

 

 

단체 사진 앞에서 궁금한 건 내 얼굴이 아니라 그녀가 어느 줄에 있는지

 

누구 앞에 섰는지, 실물보다 잘 나왔는지 찾게 된다면

 

당신은 그녀를 사랑하는 겁니다.

 

 

 

"나 오늘 바쁘니까 전화오더라도 바꿔주지 마세요" 하고 싶은데 단 한명의 예외

 

때문에 그 밖의 다른 전화다 받는 한이 있어도 그 말 만은 못하게 된다면,

 

당신은 그녀를 사랑하는 겁니다.

 

 

 

그냥 아는 사람들의 수많은 삐삐보다 그녀의 삐삐 한 통을 받고 뛸 듯이

 

기뻐하며 가슴 설레하는 당신을 발견할 때,

 

당신은 그녀를 사랑하는 겁니다.

 

 

 

메시지가 만땅이 되어도 다른 사람들의 삐삐를 못 받는 한이 있더라도 몇 통

 

안되는 그녀의 삐삐 음성을 장기보존 시키고 있는 당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

 

당신은 그녀를 사랑하는 겁니다.

 

 

 

영화 초대권 생겼는데 내 것말고 나머지 한 장에 부담없이 그녀의 얼굴이

 

떠오른다면,

 

당신은 그녀를 사랑하는 겁니다.

 

 

 

 

"아냐, 그럴 리 없어, 걔는 좋은 친구 일뿐이야" 되뇌어도 운명처럼 조여 드는

 

그녀와의 거리를 스스로 깨닫는 순간이 닥치면

 

당신은 그녀를 사랑하는 겁니다.

 

 

 

 

 

이 글을 읽고 머리 속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은 그녀를 사랑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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