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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그런 날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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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국 [skpaul] 쪽지 캡슐

2004-09-10 ㅣ No.663
















    살다보면 그런 날이 있습니다



    살다보면
    그런 날이 있습니다.

    점심은 먹었느냐는 전화 한 통에
    마음이 위로가 되는
    그런 소박한 날이 있습니다.

    일에 치여
    아침부터 머리가 복잡해져 있을 때
    뜬금없는 전화 한 통이
    뜀박질하는 심장을
    잠시 쉬게 하는
    그런 날이 있습니다.

    별 것 아닌 일인데...
    살다보면 이렇게 전화 한 통 받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게....

    요즘 세상이라
    이런 날은 빡빡하게 살던 나를
    한번쯤 쉬어가게 합니다.

    전화해 준 사람에 대한 고마움
    그 따스함을 잊지 않으려고
    닫힌 마음을 열어
    그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차 한잔 하시겠어요?"
    살다보면 그런 날이 있습니다.

    내 입에서 차 한잔 먼저 하자는
    그런 별스런 날도 있습니다.

    따스한 마음마저 거부할 이유가 없기에
    아낌없이 그 마음 받아들여

    차 한잔의 한가로움에 취하는
    그런 날도 있습니다.


    오늘 서울교구 사제인사 발령이 있었습니다.
    의정부교구와 나뉘어져서
    360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의
    인사 발령이었습니다.

    인사 발령이 있을 때마다
    저희들은 많은 생각들이 교차됩니다.
    지금까지 소홀히 한 것은 없었는지,
    새로운 곳에 가서는 잘 할 수 있을른지...등등

    이곳 필라델피아는 변동이 없지만
    제 주변으로 두 분의 신부님이 오십니다.
    오시고, 가시는 신부님들
    하느님의 은총안에서
    열심히 사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오늘은 괜시리 차 한잔이 그리워지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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