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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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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국 [skpaul] 쪽지 캡슐

2004-09-15 ㅣ No.671



















아무도 바라봐 주지 않아도 돼.
나는 혼자서도 나를 바라보는게
너무 힘이 들어...
누가 무어라 하지 않아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당신은 나를 힘들게 해
누가 나를 해꼬지 하지 않아도
가끔은 사는게 힘이 들지...
내가 원하는 건 배려이며 사랑이야
그렇다면 당신은 나처럼 하지 못하고 있는거고...

그런데도 당신은 나를 너무 힘들게 해
그냥 우두커니 혼자 서서
한번쯤은 힘든 나를 바라다 봐 줘
그러길 바래....

난 술취한 거리를 헤매어도
힘들다고 하지 않어
왜? 당신이 속상해 할까 봐 그러지 못해
그런데도 우린 늘 싸우지...

당신 때문에 내가, 나 때문에 당신이 아픈 것처럼
사랑일까? 간섭일까? 혼돈된 입심으로
서로의 험담을 하는걸꺼야...

난 당신과 싸우고 싶지 않어
이제부터는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는 당신이 좋으니까...



조금 차분해 진 마음으로 오던 길을 되돌아 볼 때
푸른 하늘 아래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볼 때
산다는 게 뭘까 하고 문득 혼자서 중얼거릴 때
나뭇잎처럼 나의 마음도 우수에 물들어간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그래서 차안의 오디오 대중가요에도
속이 뻔히 들여다 보이는
그런 가사 하나에도 곧잘 귀를 모은다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멀리 떠나 있는 사람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만나는 사람마다 따뜻한 눈길을 보내주고 싶다
한 사람 한 사람 그 얼굴을 익혀두고 싶다

이 다음 어느 길목에선가 우연히 서로 마주칠 때
오~ 아무개 아닌가 하고
정답게 손을 마주 잡을 수 있도록
지금 이 자리에서 익혀두고 싶다

이 가을에 나는 모든 이웃들을 사랑해 주고 싶다
단 한 사람이라도 서운하게 해서는 안될 것 같다
가을은 정말 이상한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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