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일반 게시판

회귀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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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연 [enos1956] 쪽지 캡슐

2002-05-15 ㅣ No.297

 

 

    어제는 아들이 치과에 갔다왔습니다. 약 이 년전에 일 년여동안 치아 교정을 했었는데

  최근, 아랫니 몇 개가 다시 어긋나서 비뚤어졌습니다. 보조 교정기를 소홀히 한 탓도 있

  지만 교정한 치아가 원래 있었던 자리로 되돌아가려는 회귀본능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

  다. 불편하지만 또 다시 몇 달동안 교정기를 하고 지내게 되었습니다.

 

    회귀본능(回歸本能)이란 말을 들으니 여러 생각이 떠오릅니다. 이 또한 신의 섭리인것

  같습니다.

 

    오늘같이 흐리거나 비가 올때면 마음이 차분히 가라 앉습니다. 또한, 해질녘에 노을을

  보면 마음이 평화로워지기도 합니다. 이는 천지창조때에 깊은 물이 있고, 어둠이 있었기

  때문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도 자신이 창조되기 전의 자연상태가 그리운 것

  은 아닐까요?

 

    목욕탕이나 욕실의 따뜻한 물 속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포근하고 편안한 것도, 태아때

  에 어머니의 뱃속에서, 양수를 접하며 웅크리고 있을때의 포근함과 편안함이 느껴지기에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 또한 회귀본능은 아닐런지요?

 

    인간은 살아가는동안 선과 악의 행위를 무수히 반복할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선(善)을

  추구하려는 것도, 선악과를 먹기 전의, 선한마음으로 사는 선한생활로 되돌아 가고 싶은

  회귀본능인것 같습니다.

 

    또한, 인간은 자신이 살던 곳을 그리워 하고, 편안해 하고, 그 곳에 가면 안정감을 느

  끼는 것도 물론 회귀본능일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집을 떠나 경치가 좋고 공기도

  좋은 곳에 가서도 얼마 동안은 좋지만 왠지 마음이 안정되지 않습니다. 집으로 올때에는

  서울에 들어서서 고층건물이 보이기 시작하면 고향에 온 기분이 됩니다.

 

    신의 섭리를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잘 못 나온 치아까지 회귀본능을 적용시켜서, 바로

  잡은 치아를 제자리로 돌아가게 하는 것은 좀 아쉽습니다. 그러나, 보기 흉하고, 불편하

  더라도 생긴대로 살아가라는 것이 신의 섭리인 것을, 극성스런 인간들이 오히려 이를 역

  행하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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