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19주간 목요일 ’21/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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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7-29 ㅣ No.4744

연중 제19주간 목요일 ’21/08/12

 

사랑한다고 노력하다가 제대로 풀리지 않으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어느 정도까지 하면 되는 것일까?

용서는 어디까지 몇 번이나 하면 되는 것일까?

사랑이든 용서든, 혹시 지금 그치면 안 되는 것일까?

 

오늘 복음을 보면, 베드로가 예수님께 다가와 어디까지 얼마만큼 용서해 주어야 하는지에 관해 묻습니다.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마태 18,21) 용서하기가 너무 힘들어 예수님의 말을 빌어 그만 내치기라도 하고 싶어 하는 베드로에게 예수님께서는 무한정으로라도 용서하라고 하십니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22)

 

예수님께서는 무자비한 종의 비유를 들어 하늘 나라의 신비와 속성에 관해 설명하십니다. “그러므로 하늘 나라는 자기 종들과 셈을 하려는 어떤 임금에게 비길 수 있다. 임금이 셈을 하기 시작하자 만 탈렌트를 빚진 사람 하나가 끌려왔다. 그런데 그가 빚을 갚을 길이 없으므로, 주인은 그 종에게 자신과 아내와 자식과 그 밖에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갚으라고 명령하였다. 그러자 그 종이 엎드려 절하며, ‘제발 참아 주십시오. 제가 다 갚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 종의 주인은 가엾은 마음이 들어, 그를 놓아주고 부채도 탕감해 주었다.”(23-27) 아버지 하느님께 생명으로부터 시작하여 매일 삶의 빚을 지고 있는 부끄러운 죄인인 우리를 향하여 채무 기간을 연장해줄 뿐만 아니라, 아예 채무 자체를 변제해 주고 없던 것으로 해주시는 아버지 하느님의 사랑이 물씬 물씬 풍겨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하느님의 이렇게 무한한 사랑을 공짜로 담뿍 받고 살면서도, 형제자매들과 그 은총을 나누기는커녕 더 많은 사랑을 압박하듯 빼앗아 가는 이기적이며 무자비한 사람에 대해 이어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그 종이 나가서 자기에게 백 데나리온을 빚진 동료 하나를 만났다. 그러자 그를 붙들어 멱살을 잡고 빚진 것을 갚아라.’ 하고 말하였다. 그의 동료는 엎드려서, ‘제발 참아 주게. 내가 갚겠네.’ 하고 청하였다. 그러나 그는 들어주려고 하지 않았다. 그리고 가서 그 동료가 빚진 것을 다 갚을 때까지 감옥에 가두었다.”(28-30)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하느님께 받은 무한한 사랑에 보답하지 못하고, 다른 이들의 사정과 안위는 고려하지 않고, 이기적으로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는 이들의 말로에 대해 언급하십니다. “동료들이 그렇게 벌어진 일을 보고 너무 안타까운 나머지, 주인에게 가서 그 일을 죄다 일렀다. 그러자 주인이 그 종을 불러들여 말하였다. ‘이 악한 종아, 네가 청하기에 나는 너에게 빚을 다 탕감해 주었다.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너도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하지 않느냐?’ 그러고 나서 화가 난 주인은 그를 고문 형리에게 넘겨 빚진 것을 다 갚게 하였다.”(31-34)

 

우리를 구하시기 위해 우리를 대신하여 우리 죄를 대신 짊어지시고 십자가상에서 우리 구원을 위한 희생제물로 자신을 바치시고 부활하심으로써 우리의 주인이 되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그 모범을 따르라고 초대하십니다. “너희가 저마다 자기 형제를 마음으로부터 용서하지 않으면, 하늘의 내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그와 같이 하실 것이다.”(35)

 

가끔 누군가에게 섭섭한 마음을 품기라도 하면, 마음속으로 주 예수님을 떠올리게 됩니다. ‘나를 살리시기 위해 대신 죽어주기까지 해주신 주 예수님께서는 매일 매 순간 나를 용서하고 계신 데, 내가 이 작은 일로 섭섭해하면 어떻게 하나!’

 

저를 구하신 주님, 저의 마음을 주님의 자비로운 사랑으로 채워주시어, 주님을 닮게 하시고 주님의 뒤를 이어, 세상 구원을 위한 주님의 구원사업에 저를 도구로 써주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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