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20주간 목요일 ’21/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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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7-31 ㅣ No.4751

연중 제20주간 목요일 ’21/08/19

 

우리는 다른 곳은 몰라도 여긴 꼭 가야겠다고 생각하는 곳은 어느 누구의 초대이며, 어떤 자리입니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에게 혼인 잔치의 비유를 들어 하늘 나라를 설명하십니다. 당연히 들어올 줄 알았던 종교지도자들과 원로들이 정작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기는커녕 자신들의 현실적인 이익에만 눈이 뒤집혀 하느님의 초대를 무시하고 거부하는 상황을 애통해하시며 지적하십니다. 임금은 혼인 잔치를 열고 손님들을 불렀으나, 초대받은 자들은 밭으로 가거나 장사하러 가고, 심지어는 초대받은 이들을 모시러 간 종들마저 잡아 죽이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되자 임금은 군대를 보내어 살인자들과 그들의 고을을 아예 불살라 없애 버립니다. 그러고는 한탄스러운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혼인 잔치는 준비되었는데 초대받은 자들은 마땅하지 않구나. 그러니 고을 어귀로 가서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오너라.”(마태 22,8-9) 그렇게 해서 잔치에 손님이 그득 찹니다.

 

그런데 결혼식에 오면서 예복조차 입지 않고 오는 이마저 생겨나자, 임금은 이를 개탄하면서 내쫓아 버립니다. 임금은 아무리 초대받은 이들이 오지 않아 무시당하고 급이 떨어져 버린 잔치방이지만 그래도 참여하는 이로서의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 줄 것을 기대하였는가 봅니다. 임금은 언급합니다. “사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 (14)

 

제 개인의 경우에는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하는 곳 이외에, 좋은 일과 경사스러운 잔치에는 잘 가지 않습니다. 제가 주로 가는 곳은 환우분들과 어떤 이유에서든지 슬퍼하는 분들, 돌아가신 분들과 그 유가족분들에게 매번 매 순간 방문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가려고 의지적으로 노력합니다. 웃고 칭찬하고 기뻐하는 곳에는 저 없어도 그 자체로 기쁘고 즐거우시리라고 생각하지만, 슬퍼하는 곳에 제가 가지 않으면 그분들의 마음에 더 큰 공허함을 안겨드리는 것 같아 제게 큰 부담이 됩니다. 그리고 솔직히 예수님의 추궁이 두렵습니다. “너 그때 뭐 하느라고 위로하러 가지도 못했니?!” 슬퍼하는 이들의 마음속에서 함께 아파하시며 호소하시는 예수님의 초대가 저를 움직이게 합니다. 요즘 코로나19로 더욱 활동량이 줄어들었지만, 주 예수님께서 외로워하고 슬퍼하고 비탄에 젖어 있는 분들에게 몸소 방문하시어 위로해주시고 자비를 베풀어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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