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효가대>가톨릭 재단의 비리..

인쇄

박미현 [pinkforest] 쪽지 캡슐

2000-08-04 ㅣ No.965

대구가톨릭대학교 개명에 얽힌 사연 (2)

 

<대학 이름이 바뀌게 된 과정에 대한 설명> - ’의견수렴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

 

’대구효성가톨릭대학교’가 ’대구가톨릭대학교’로 개명된 것과 관련된 기사가 나간 후에 이 대학의 구성원들로부터 엄청난 반응이 왔다. 이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뿐만이 아니라 교직원 그리고 이 대학과는 관계가 없지만 큰 관심을 보여주신 분들이 많았다. 심지어 미국과 영국에서까지 기사를 읽고 자신의 의견을 보내주기도 했다.

 

’한 대학 두 이름’이라는 기사를 내보내게 된 이유는 대학 교명이 바뀐 것에 대해 항의하는 구성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대학교 이름이 바뀌었는데 그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과 교수들까지도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하는 모습에서 기사화 할 필요성을 느꼈던 것이다. 교명 변경을 담당하는 교육부 주관 부서의 게시판은 이 대학 학생들의 분노와 호소로 빼곡이 채워져 있었다.

 

그러나 후속 기사를 쓸 것인가를 놓고는 많이 망설였다. 대학 구성원들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를 놓고 왜 나서느냐는 식의 문제 제기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 그런 항의가 왔었다. 그리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쓰지 못할 바에는 아예 후속 기사를 쓰지 마라는 주장도 있었다. 이는 주로 개명에 찬성하는 입장의 사람들이 보내준 내용이었다. 그러나 ’한 대학 두 이름’ 기사를 읽고 이 대학의 문제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는 독자들의 의견을 외면할 수 없었다는 점이 후속 기사를 작성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개명과 관련된 구성원들의 의견을 보면

 

1995년 당시 효성여자대학교와 대구가톨릭대학교가 통합하면서 ’대구효성가톨릭대학교’가 탄생하게 되었다. 그러던 것이 2000년 5월 9일 교육부로부터 ’대구가톨릭대학교’라는 개명에 대한 인가가 떨어지게 되었다. 대학교 이름이 바뀐 것이다. 그런데 개명 후에 이 대학의 학사는 완전 마비 상태에 있다. 5월 25일부터 학생들은 무기한 수업거부에 들어갔고 교수협의회, 총동창회 모두 교명의 완전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학내 혼란이 지속되는 이유는 개명과 관련된 ’구성원들의 의견수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13000명 재학생 중에 1254명만이 참여한 의견수렴을 과연 학생들의 뜻을 대변했다고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공개적인 의견수렴이기 때문에 참여자가 적은 것이 학교측 잘못은 아니라면서 구성원들의 비난에 억울해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공개적이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홍보도 없이 어느 날 홈페이지에 띄워놓은 공개’라면서 이는 기만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교육부의 담당자는 이에 대해 "만일 개명 과정에 있어 (학생들의 주장대로) 여론조작 등이 이루어졌다면 교명은 재검토되어야 합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개명과 관련해 찬성의 입장을 표명한 구성원들도 있었다. 예전에 대구가톨릭대학교에 속해 있던 신학대 구성원들과 의대 구성원들은 개명에 찬성했고 그렇기 때문에 ’한 대학 두 이름에 얽힌 사연’이라는 기자의 글이 나가자 ’편파적이었다’는 이들의 항의가 많았다.

 

그러나 객관적인 시각으로 볼 때 개명에 반대하는 학생과 교수들의 수가 다수이다. 교명 개명을 반대하는 학생들의 조직체인 ’투쟁본부(본부장 경상대 학생회장 한명아)’에서 실시한 개명반대서명에 참여한 학생의 수가 전체 13000명 재학생 중 8445명이었다. 뿐만 아니라 ’교수협의회(의장 박승길)’ 발표에 의하면 189명의 교수들이 개명에 반대 서명을 했다. 개명과 관련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총동창회(회장 김덕현)의 공식입장 역시 ’비민주적인 개명 전면 백지화’였다.

 

교육부 역시 개명과 관련된 민원제기가 계속해서 이어지자 5월 31일 <교명 변경과 관련하여, 학생, 교직원 등 대학구성원 및 동창회측 등과 적극적인 대화를 통하여 조속히 해결하여 학사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조치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라>는 공문을 학교측에 이미 보낸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학은 6월 9일 학내 구성원들과 대화를 한 후 교육부에 결과를 보고했다. 선목학원이 제출한 ’교명 변경과 관련한 조치사항 보고’ 내용을 보면 총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쉽게 말해서 ’학교는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보고 내용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학내 혼란은 지속되고 있으며 그 상태로 방학을 맞이해 지금은 다소 소강상태인 상황이다.

 

 

교명 개정, 처음부터 잘못 채워진 단추

 

교명 변경에 관해 학생들과 교수, 그리고 동창회가 가장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는 (이 대학 김덕현 총동창회장의 표현을 빌리면) 개명 과정이 ’밀실야합’이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동창회의 의견은 묻지도 않았다는 것이 김회장의 전언이다. 학교측 역시 동창회에서 섭섭했을 것이라는 점은 수긍한다. 밀실야합까지는 아니더라도 개명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에는 개명을 찬성하는 사람들도 수긍하는 부분이다.

 

앞으로 개정 과정의 비민주성을 학교측이 솔직히 인정하고 구성원의 이해를 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지금 나타나고 있는 구성원들의 반발을 결코 잠재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일시별로 보는 이 학교의 교명 변경에 관한 학내 사태이다. 중요한 사안만을 기술했다.

 

▶ 2000년 부활 휴가를 전후로 교명 변경을 위한 여론 조사가 이 대학 홈페이지웹에서 실시. 초기 화면에 반짝거리는 ’교명 변경에 관한 의견수렴’창을 띄워 학내 의견을 수렴했다. 이 때, 전체 13000명 학생 중 1254명 참여.

▶ 교명 변경에 관한 의견수렴을 거친 후 교육부에 정식으로 ’대구가톨릭대학교’로 교명 변경을 신청.

▶ 5월 9일 교육부 인가가 났고 5월 17일부터 정식으로 ’대구가톨릭대학교’라는 교명을 사용하게 됨.

▶ ’비민주적이고 독단적인 교명 변경을 인정할 수 없다’며 학생들 5월 24일 비상총회 실시. 총 투표인원 3270명 중 2266명의 찬성으로 무기한 수업거부에 돌입. 이 후 학생들 교명 백지화 서명 작업 실시. 8445명의 학생 서명.

▶ 6월 21일 교수협의회 의장 박승길 교수 ’교명 변경 백지화 등을 위한 전체교수 서명을 마감하며’ 성명서 발표. 전체 대상 교수 245명 중 189명이 교명 변경 백지화에 서명함. (이에 대해 학교측은 교수협의회가 의과대와 신과대 및 신부교수를 빼놓은 수만 발표한 것이라며 이들을 합하면 전체 교수는 403명에 이른다고 함)

▶ 무기한 수업거부 후 학사행정은 마비되었고 그 상태로 방학을 맞이함.

▶ 6월 23일 학내 단합을 위해 이 대학 최한선 총장 ’교수님께 드립니다’ 담화문 발표.

▶ 6월 29일 최총장의 담화문에 반박하는 ’학교 당국의 즉각적인 결단을 촉구한다’는 교수협의회 성명서 발표.

 

 



231

추천